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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범덕 Oct 18. 2023

생물이 죽는 방식

올해들어 누구 돌아가셨다는 소식이 유달리 많아졌습니다.

태어나고 죽는 생명체의 특성상  어쩔 수 없다 하더라도 죽음이란 말을 많이 듣게 되는 일이 좋을 리가 없습니다. 더욱이 뜻하지 않게 듣는 소식은 놀라움을 넘어서게 됩니다. 


책상에 앉아 이것저것 살피다 보니 Newton 2023년 1월호에 ‘생물이 죽는 방식’이란 기사가 눈에 띄어 읽어보고 몇 자 적어봅니다.




일본 도쿄대학에서  노화와 수명에 관한 연구를 하는 정량생명과학연구소 고바야시 다케히코(小林武彦) 교수는 생명이 죽는 방식은 두 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수명에 의한 죽음으로 종에 따라 정해진 수명이 다하면 배터리가 완전 방전되듯 죽는 죽음이 있고, 다른 하나는 사고에 의한 죽음으로 천적에게 잡아먹히거나 먹을 것을 찾지 못하고 굶어죽는 죽음이 있다고 합니다.


수명을 다하여 죽는 생물은 대개 번식이 끝나면 수명이 다한 것으로 죽음은 번식과 관계된 것으로 보입니다. 일부 대형 포유류의 경우 생식 기간이 지난 뒤에도 생존하는 종이 있지만 대부분은 번식을 최대한 많이 한 후에는 죽음을 맞는다고 합니다. 심지어 사마귀는 자기가 낳은 새끼에게 자기 몸을 먹이는 궁극적인 번식 전략을 쓴다는 것이지요.


그러나 인간은 다른 생물과 달리 생식할 수 있는 나이가 지난 후에도 긴 노후를 갖는데 수명을 다하기 전에 대부분 질병에 걸려 죽음을 맞게 됩니다. 오히려 수명을 다하여 노화로 죽음을 맞는 경우는 극히 예외적인 죽음입니다. 대부분은 질병으로, 소수의 사람들은 사고로 죽음을 맞게 됩니다. 물론 천재지변이나 전쟁 그리고 중세의 페스트와 같은 팬데믹으로 많은 사람이 동시에 죽음을 맞는 경우가 있지만 이런 일도 통상적으로 일어나는 일은 아닙니다.


그러기에 인간은 동시에 모두 죽는 경우가 없으며 노화도중 질병으로 죽는 경우가 일상이기에 죽는 시기의 편차가 클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출처 unsplash


그렇다 하더라도 아직 일을 할 나이에 건강도 좋아 보이던 사람이 갑자기 예기치 못한 병에 걸려 제대로 치료 한번 받지 못하고 죽음을 맞는 일은 참으로 안타깝기 그지 없습니다. 우리나라의 사망원인 1위가 암이라고 합니다. 그동안 진단기술의 발달과 첨단 치료제의 개발로 거의 6~70% 완치율을 보인다고 하지만 아직도 갈 길은 멀어 보입니다.


요즈음 읽고 있는 하버드 의대  데이비드 싱클레어 교수가 쓴 ‘노화의 종말’을 보면 노화도 질병의 하나로 사전 예방을 하게 되면 우리 인간도 자기 수명을 다한 죽음을 맞을 수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특히 싱클레어 교수는 사전 점검체계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현재 첨단 지능의 주행기능을 갖춘 자동차는 거의 100 개가 넘는 센서를 장착하는데 우리 인간의 몸에는 그러한 센서를 장착하지도 못하고, 그런 요구를 하지도 않는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우리는 자신의 몸보다 자기 자동차의 건강 상태를 더 잘 알고 있는 셈이라는 것이지요. 그래서 그는 개인 생체감지기(일종의 바이오센서라 할 것입니다.)의 시대로 가자고 주장합니다.




현재 MIT의 연구진은 생체표지 수천 개를 읽을 수 있는 스캐너를 개발하고 있고, 신시내티대 연구진은 미군과 공동으로 땀을 통해 질병을 파악하는 센서를 개발해 왔다고 합니다 . 일부 기업에서는 휴대용 호흡분석기, 심장박동수 체크 센서 등을 개발 중에 있다고 합니다.

이런 센서들이 개발되어 일반화되는 시대가 오면 진정 뜻하지 않게 찾아오는 죽음의 질병으로부터 해방될 수 있을 것입니다 .

하루빨리 그런 시대가 오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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