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뿐만 아니라 모든 운동 종목에는 어릴 적부터 두각을 나타내어 처음부터 그쪽으로 매진하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그 아이들 뒤에는 헌신적인 부모들이 있을 것입니다. 부모가 원해서 시키는 경우도 있을 것이고, 아이가 좋아해서 시키는 경우도 있지만, 부모가 운동선수 출신이 아닌 경우 체계적인 교육 및 뒷바라지가 어렵지 않을까요?
3년간 축구를 하는 아이의 부모로서 신경 썼던 것들을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부상, 피하고 싶다.
주 7일 중 일요일 하루만 쉬는 아주 힘든 여정을 보내다 보니 각종 부상이 따릅니다. 저희 아이도 발목부상, 햄스트링 부상, 손가락 부상, 발바닥 부상 등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부상을 달고 지냈습니다. 축구라는 종목이 상대팀 선수와 경합을 하면서 경기를 하다 보니 예기치 못한 상황이 너무 많이 발생합니다. 시합 중에 높은 태클을 당해 넘어지면서 발목이 부러지는 경우도 있고, 유니폼을 잡고 넘어뜨려 부상을 입기도 합니다. 얼마 전에는 공중볼 경합을 하다가 우리 팀 선수가 넘어져 팔이 부러지는 부상을 입기도 하였습니다. 집에는 각종 밴드와 연고, 소염진통제 등 약국 부럽지 않게 많이 사놓고 있습니다. 경미한 부상에 매번 병원을 갈 수도 없으니, 부모가 치료를 해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소속팀 지도자 또는 의무 트레이너가 판단했을 때 경미한 부상의 경우 테이핑 후 훈련 및 경기에 참가하도록 합니다. 부상이 다 낳고 몸 컨디션이 올라오는 그 순간까지 기다려주지 않습니다. 그래서 요즘은 가능하면 집에서 마시지건으로 근육을 풀어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주말에는 PT를 가서 근육 스트레칭 및 마사지를 받고 있습니다. 부상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휴식과 스트레칭이 정말 중요합니다. 축구실력은 아이의 노력이 좌우하지만 부상방지는 부모가 도울 수 있습니다.
-개인레슨, 필요할까?
주전선발에서 밀려날까 조바심에 개인레슨을 여러 군데 알아보았습니다.
저희가 있는 지역을 예로 들면 1회 레슨비는 6만원~10만원사이입니다. 수업시간은 1시간 30분 정도입니다. 프로선수 출신의 코치의 경우 10만원정도로 비싸집니다. 솔직히 아이는 부모가 조바심을 내기에 어쩔 수 없이 따라가는 것 같습니다. 일주일에 한 번, 한 달에 기꺼해 봐야 2~3번 레슨을 받아서 무슨 실력에 도움이 될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아이가 부족한 부분이나 몰랐던 기술을 배우게 되면 실제 경기에서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3년이라는 시간이 지나는 시점에서 보았을 때 아주 작은 부분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공부를 하는 아이들이 여러 학원을 돌아다니지만 실제로 성적이 쑥쑥 올라가지 못하는 건 그 학원수업이 아이에게 정말 큰 도움이 될까라고 생각해 보면 비슷하다고 생각이 듭니다.
저는 아이에게 충분한 휴식과 부상 방지를 위한 PT 훈련이 더 좋다고 생각합니다.
-인성, 문제가 되면 방출될 수 있다.
먼저 사람이 되어라, 요즘 같이 아이가 하나 또는 둘만 있으니 부모들은 아이들에게 최대한 무엇이든지 해주려고 합니다. 부족함 없이 기죽지 않게 키우겠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학교에서도 부모들이 자기 아이에게 야단쳤다고, 모르는 문제를 칠판에 나와서 풀게 해서 망신을 주었다고 고소, 고발하는 이야기가 뉴스에도 심심치 않게 나오고 있습니다. 학교는 학생을 선택적으로 받지 못하고, 인성이 나쁘다고 전학이나 퇴학을 시킬 수 없습니다. 하지만 유스팀은 다릅니다. 처음 유스팀에 입단하기 전에 아이의 인성과 부모의 인성에 대해 사전에 알아본다고 합니다. 뒷조사 까지는 아니고 기존에 가르쳤던 지도자들에게 물어보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입단 후에도 아이의 태도가 불량하거나 거칠 경우 실력과 상관없이 방출될 수 있습니다. 내부적으로 아이들에게 벌점제도를 시행 중인데, 한계 점수를 넘을 경우 구단 상벌회를 통해 방출을 결정한다고 들었습니다. 아이의 인성은 결국 부모를 보고 배운다고 생각합니다. 가정에서 부모의 따뜻한 사랑과 관심을 받고 자라면 아이도 좋은 인성을 가지고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공부, 안 해도 되나?
예전에는 운동부 학생들은 오전에만 수업 듣고 오후부터 훈련이나 시합에 참가하였습니다. 하지만 지난 2009년부터 주로 주말에 경기를 하게끔 조정되었습니다. 훈련도 학교 수업이 완전히 끝난 뒤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수업 결손은 거의 없지만 아이들이 따로 공부를 한다던지, 학원을 다닐 시간은 없습니다. 어떨 때는 시험기간에 학교를 일찍 마치기 때문에 다른 팀과 경기를 하기도 합니다. 다음날 시험에 대비하여 벼락치기라도 해야 하는데 그럴 시간도 없을 때가 있습니다.
학생 선수가 일정 수준 학력에 미달한 경우, 경기대회 출전을 제한하는 최저학력제도가 시행되고 있습니다. 초·중학교는 국어, 영어, 수학, 사회, 과학 등 다섯 과목이고, 고등학교는 국어, 영어, 사회 등 세 과목이 대상입니다. 이 과목 평균 점수가 같은 학년 전체 학생수 대비 일정 비율 안에 들어야 합니다. 초등학교는 50%, 중학교는 40%, 고등학교 30%입니다.
기본 수준이 못 되면 대회 출전을 못 하게 되니 공부도 신경 써야 합니다.
그래서 저희 아이는 수업시간에 집중합니다. 그리고 선생님이 말씀하시는 걸 다 메모하고, 쉬는 시간에 정리해 놓고 있습니다. 따로 공부할 시간이 없으니 수업시간이라도 집중하라고 아이에게 처음부터 당부 하였습니다. 이런 부분은 초기부터 아이에게 습관을 들여놓으면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희 아이 성적을 궁금해하시면…. 축구부 내에서는 1~2등 정도하고 있습니다. 반에서는 중상위권에 있습니다. 와이프가 EBS 교재를 통해 조금씩이라도 문제를 풀게 하고 있습니다. 부모가 해 줄 수 있는 건 여기까지인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