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계훈련은 초등학교 클럽축구를 시작하면서 가게되었습니다. 취미반이 아닌 선수반은 모두 동계훈련을 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아이도 초등학교 5학년부터 축구클럽에 들어가 선수반으로 훈련을 받았기에 이때부터 동계훈련을 가게 되었습니다. 제주도를 약 2주간 갔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처음으로 아이와 떨어지게 된 우리 부부는 주말에 제주도로 달려갔습니다. 동계훈련을 온 다른 팀들과 매일 경기를 하고 훈련을 하며 씩씩하게 잘 지내는 아이를 보니 대견하기까지 했습니다. 친구들과 밥 잘 먹고, 잘 자는구나 라는 생각이 드니 더 든든하게 느껴졌습니다. 이렇게 초등학교때 동계훈련시 참석비용은 약 100만원정도였습니다. 매달 내는 훈련비와는 별도로 내야 하는 비용입니다. 당연히 훈련지에서 먹고, 자고, 이동하는 비용까지 생각하면 비싸다고 할 수 없는 금액이죠. 좀 과한 클럽은 해외로 나가는 것도 들었습니다.
유스팀 소속이 된 이후 첫 동계훈련때에는 많이 긴장하였습니다. 선배들과 하루종일 같이 훈련받고 생활해야 하는 것부터 모든 훈련과정과 연습경기 결과는 선수들의 개인 평가에 반영되기 때문에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상황입니다.
동계훈련비용은 따로 내지 않습니다. 오히려 음식물 가져오지 말고, 개인 짐은 간소화하여 훈련에 참가하도록 연락받았습니다. 동계훈련 기간은 팀마다 다르겠지만 아이가 소속된 유스팀에서는 15일입니다. 장소는 남쪽 따뜻한 지역을 동계훈련 장소로 정해서 구단버스로 이동하였습니다. 부모들은 동계훈련 기간에 개별적으로 내려가 훈련이나 연습경기를 관람하고 오는 정도입니다. 그것도 멀리 떨어져서 조용히 있다가 오는 정도입니다.
초등학교 축구클럽에서 동계훈련을 갔을 때에는 학부모들이 앞다투어 아이들 저녁간식으로 피자, 치킨 등을 시켜주었습니다. 그러면 지도자들은 누구 부모님이 사주셨으니 감사히 먹도록 해라 라고 말을 해주었습니다. 저도 아이가 주눅 들까봐 간식을 준비하려 했으나 차례가 오지 않더군요. 좋은 의미에서 훈련하는 아이들 간식을 챙기는 것이지만, 개별적으로 학부모들이 서로 하겠다고 하는건 지도자들에게 잘 보이고 싶은 의미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유스팀은 전혀 다릅니다. 학부모들의 등장을 지도자들은 부담스러워 합니다. 괜히 구단에 민원 들어가고, 말 나오면 서로 불편해 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일반 축구클럽이나 학교소속 축구팀에 비해 깨끗하게 운영되는 것 같습니다. 가끔 뉴스에서 특정 운동부 지도자가 학부모들에게 훈련기간 순번제로 식사를 준비시키고, 식사 접대를 받는 등 물의를 일으킨 사건을 보았습니다. 유스팀에 비해 열악한 환경을 생각하면 학부모들의 도움이 필요할 수 있으나, 이런 것들이 모여 아이들의 주전선수 선출에 조금이나마 영향을 미치게 된다면 어느 부모가 가만히 있겠습니까. 생업을 뒤로 하고 아이들 쫓아다니며 뒷바라지를 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이런 면에서 유스팀은 자유롭다고 봅니다. 선수의 실력이 가장 큰 평가의 기준이 되는 분위기가 자리 잡고 있어 부모입장에서는 마음이 편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선수들의 실력 증진을 위한 동계훈련에 대해 작은 보따리를 풀어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