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이 치열한 유스팀, 그래서 더욱 긴장의 고삐를 늦출 수 없는 상황입니다. 어제까지 함께 땀 흘리며 발맞추던 동료가 내일부터는 없다는 사실, 그리고 그 대상이 다음에는 내가 될 수 있다는 두려움은 피할 수 없는 유스팀만의 운영조건입니다.
기본적으로 모든 유스팀이 유사하게 방출이라는 시스템을 운영합니다. 프로선수들도 매년 재계약을 하거나 방출되거나 하는 그런 시스템을 유소년팀에도 적용하는 것 같습니다.
1학년 신입부원이 16명이었고, 2학년 7월쯤 10명으로 인원이 줄었습니다. 6명은 방출된 거죠. 솔직히 누가 남을지 누가 방출될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큰 부상 없이 몸 컨디션을 유지해며, 꾸준한 기량이 향상되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현실은 냉혹합니다. 다 아는 사실이지만 부상도, 몸 컨디션도 100% 조절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죠.
방출! 그 누군가는 팀을 떠나야 한다는 사실만으로 지도자뿐 아니라 아이들도 힘들어합니다.
반대로 생각해 보면 방출이 없을 경우 벤치에 앉아 경기에 출전도 못 하면서 그저 시간만 보내는 건 아까울 것 같습니다. 만일 이 길이 내가 갈 수 없을 것 같으면 방향 전환을 해야 하지 않을까요.
저도 아이에게 축구를 좋아하지만 꼭 이 길로 가야 하는 건 아니라고 여러 번 강조해서 말하였습니다. 방출되면 새롭게 공부에 도전해 보자. 축구는 취미로 하면 된다.라고 다독였습니다.
방출통보를 받게 되면 모든 유니폼과 지급된 물품은 반납하게 됩니다. 방출된 아이의 미래를 생각하면 축구를 여기서 그만둘 수는 없겠죠. 지금 순위에서 밀렸지만, 그 순위가 앞으로도 지속되리라고 누가 장담하겠습니다. 그래서 지도자들은 아이가 갈 만한 곳을 추천해 주고 연결시켜 줍니다. 만일 축구를 계속하겠다고 하면.
물론 부모가 아는 감독님이 있어 따로 결정을 해야 움직이기도 합니다.
이렇게 2학년에 한번 방출을 통해 승급할 선수가 결정되고, 다시 3학년 7월에 고등학교로 진학할 선수가 결정됩니다. 참고로 고등학교 유스팀에서는 U-15에서 올라오는 인원(몇 명 안 됩니다)에 더하여 외부 중학교 축구부와 클럽에서 새로운 유망주를 스카우트하여 다시 팀을 구성하게 됩니다. 이렇게 계속되는 경쟁 속에서 고등학교 3학년까지 살아서 올라가야 유스팀에서 축구를 계속할 수 있습니다.
솔직히 축구를 그만해야 한다면 중학교까지만 하는 것이 맞을 것 같습니다. 좋은 대학교에는 못 가더라도 고등학교 때부터 공부를 해도 중위권 대학은 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고등학교 때 방출이 되면 정말 선택의 길은 좁아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생각이 됩니다.
이렇게 유스팀은 축구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지원을 해 주지만, 경쟁이라는 시스템 속에서 살아남아야 합니다. 결코 만만한 길은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