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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ia Nov 17. 2022

window 창문으로 알면 큰 코 다쳐!

'생각을 넓혀주고 키워주는 영단어 학습법'을 쓴 지 딱 5회 차이다. 하지만, 5번 만에 확실히 깨달은 것이 있다. 우리나라 영어 사전은 영어단어 공부를 도와주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 어렵게 만든다는 것이다. 물론 그렇다고 다른 나라 사전이 한국 영어사전보다 더 좋다는 말은 아니다.


영영사전은 한국어 영어사전과 마찬가지로 단어 공부를 어렵게 하기는 마찬가지이다. 하지만, 영영사전이 단어를 이해하는데 눈곱만큼 좀 더 도움이 되는 것 같긴 하다. 영어 단어의 정의를 좀 더 자세히 설명해주기 때문이다. 그러나 문제는 영영사전을 읽으면 모르는 단어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나온다는 단점이 있다.


그래서, 내가 내린 결론: 단어 공부는 암기 공부가 되면 안 된다.


단어 공부는 생각을 넓혀주는 시간이어야 한다.


단어 공부는 한 단어의 의미가 어떻게 확장되어 가는지 그 과정을 같이 여행하는 것이다.


오늘은 우리가 많이 알고 있는 window (창문)에 대해 생각해 보고자 한다.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은 우리 머릿속에 박혀 있는 window = 창문이라는 사고방식을 버려야 한다는 것이다.

window 할 때 머릿속에 들어오는 첫 이미지가 저것이라면 저 이미지를 지워야 한다. window 가 생긴 이유를 알아야 window의 모든 것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window의 어원은 wind (바람) + eye (눈)이다.  (ow 가 어떻게 eye냐고 의아해할 사람이 있다. 이런 질문을 하는 사람은 배울 자세가 충분히 잘 잡혀있는 사람이다. ow가 eye가 된 이유는 원래 고전 영어는 '눈'을 eye라고 안 쓰고 okw라고 썼다고 한다. okw와 ow는 약간 비슷하게 생겼다. )


바람의 눈이 window가 된 이유는 고대에 사람들이 집안의 공기 순환을 돕기 위해 벽에 구멍을 뚫었기 때문이란다. 벽에 난 구멍을 통해 바람이 불고 나갔기 때문에 바람의 구멍, 바람의 눈이 된 것이다. (물론 그 당시에는 유리가 없었다. 겨울에 얼마나 추웠을지 상상해봐라...)


window의 원래 의미는 '눈구멍', '눈을 위한 문'이다.


window의 원래 의미에서 파생된 현대의 다양한 의미를 우리는 쉽게 추측할 수 있다. 즉, 우리 사람의 눈을 위해 만든 모든 구멍이나 문은 전부다 window라고 불릴 수 있다는 것이다.


먼저 명사의 의미를 살펴보자.


모든 사전은 제일 첫 번째 의미가 '창문'이다. 건물벽에 우리 눈을 위해 뚫은 구멍이 바로 창문이다.


백화점이나 상점은 일반 창문보다 한 벽을 전체 다 유리로 만들어 큰 창문을 만든다. 그것도 window라고 영어는 부른다. 창문의 크기에 따라 단어가 달라지는 것이 아니라, '눈을 위해 만든 구멍'은 어떻게 생겨먹었던지 전부다 window이기 때문이다.

다른 일반 window와 차별을 두기 위해서 보통은 shopping window라고 한다. 이와 관련된 콩글리쉬 중에 하나가 바로 '아이쇼핑'이다. 영어식 표현은 window shopping이다. 한국사람은 물건을 사지 않고 그냥 '눈'으로 보기만 한다는 것을 강조한 것이고 영어는 제품이 진열된 곳 (window)를 본다는 것을 강조하는 것 같다.


은행에서 손님들이 개별적으로 일을 보는 '창구'도 window라고 부른다. 손님이 자신의 일을 보기 위해 손님의 '눈'을 위해 뚫은 구멍이라는 것으로 이해하면 된다. 물론 요새 은행 창구는 벽에 뚫은 구멍은 아니다. window의 원래 의미가 확장된 것이라고 보면 된다.


극장이나 기타 다른 장소의 매표소도 window라고 불릴 수 있다. ticket box (매표소)라고 불리는 곳에서 손님이 매표소 안에 있는 사람과 눈을 마주치며 사무를 보는 것을 window라고 한다. ticket box window. 다음은 다양한 ticket box window를 보여주는 사진이다.

봉투 중에는 봉투 속의 내용물에 받는 사람의 이름과 주소가 있는데 그 부분이 보이도록 한 봉투가 있다. 영어는 그런 봉투를 window envelop라고 부른다. 봉투 속에 있는 받는 사람의 이름과 주소가 보이도록 한 그 부분이 바로 window이기 때문이다. '눈을 위한 구멍'이라는 어원에서 그대로 사용한 것이다.

이런 눈에 보이는 '눈을 위한 구멍'뿐만 아니라 영어는 컴퓨터 분야에도 window를 갖다가 쓴다. 바로 컴퓨터 '창'을 window라고 하는 것이다.

세 개의 window가 열린 컴퓨터 화면이다.


이제는 눈에 보이는 세상을 넘어서 사고의 세계로 넘어가 window가 새로운 의미를 갖게 된다. 즉 '기회, 호기, 기회의 창'이라고 쓰이는 것이다. 어떻게 window가 '기회'가 될 수 있을까? window는 구멍이다. 사방이 막혀 있는데 딱 한 군데 구멍이 있다고 보자. 그것은 내가 살아날 수 있는 '기회'가 되는 것이다. 기회가 기회가 될려면 먼저 내가 그것을 '내 눈'으로 봐야 한다.


window는 군사나 천문학적인 특별 학문에서는 '한정 시간대'라는 의미로 쓰인다. 구멍은 그 범위가 한정되어 있다. 그리고 '기회'의 구멍은 영원히 있는 것이 아니다. 순간 나타났다가 순간 사라진다. 


window는 동사로도 쓰인다. 이때도 명사의 기본 의미를 그대로 가져다 쓴다. 보통 타동사로 쓰인다. 즉 '주어가 목적어를 가지고 동사 행동을 한다'라는 문장에 쓰이는 동사이다. '주어가 목적어를 가지고 창(구멍)을 내다'라는 의미가 된다.


I windowed the envelop.

(나는  봉투에 구멍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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