뜻밖의 , 아름다움에서 온 행복
보통 나는 늦은 시간에 퇴근한다.
요즘 날씨는 참 멋대로다.
어제는 실컷 땀을 흘렸지만, 오늘은 비가 온다.
비가 좋을 때도 있고, 귀찮을 때도 있다.
오늘은 귀찮은 쪽에 가까웠다.
‘아, 너무 춥다. 빨리 걷자, 빨리 걷자.’
그러다 문득, 추운 날도 당분간 없을 테니
오늘을 즐기고자 산책을 한번 가보기로 했다.
이렇게 예쁜 벚꽃이 여기 있는 줄은 처음 알았다.
걸음을 멈춰서고 멍하니 바라보다, 사진을 찍었다.
‘예쁘다… 너무 예쁘네. 밝을 때도 지금만큼 예쁠까?’
사진 찍는 데 정신이 팔려, 팔과 몸이 젖었다.
젖은 팔을 툭툭 털며 보니, 검은 외투 위에
비가 아닌, 소금 같은 눈이 내려앉아 있었다.
‘뭐야, 눈이네? 사월에도 눈이 오는구나…’
빠르게 집에 가지 않길 잘했다.
벚꽃을 보러 간 것도 아니지만, 벚꽃을 보았다.
오늘 귀찮게 여겼던 비는 눈이었고,
지금 드는 감정은 행복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