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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가야 May 20. 2023

이팝나무 꽃이 진다 / 이팝나무 추억

가야의 꽃이야기 


이팝나무 꽃을 보면서 이팝나무에 관한 글을 쓰려고 벼르다가 벌써 이팝나무 꽃이 진다. 일요일 계남공원 산책길 우렁바위 유아숲체험원에 이팝나무 세 그루가 서있다. 탐스럽지는 않지만 그래도 아직 꽃이 펴있어 너무나 반가웠다.

탐스럽고 보기만 해도 저절로 기분이 좋아하지는 꽃이 바로 이팝나무 꽃이 아닌가 싶다.

아파트 곳곳에 이팝나무가 여러 그루 있는데 사진 찍는 기술이 부족한 지 영 신통치 않다. 이팝나무 꽃을 처음 본 것은 1994년 봄으로 기억된다. 일요일마다 대전 호산 선생님댁 갈 때면 대부분 기차를 이용했었다.

서울역에서 대전역까지 1시간 30분밖에 안 되는 거리였지만 차창 밖으로 펼쳐지는 여러 지방의 아름다운 경치가 늘 마음을 설레게 해주곤 했었다. 언제 모를 내는지, 모가 얼마나 자랐는지, 아카시아와 밤꽃이 언제 피는지 계절의 변화를 기차를 타고 오고 가면서 알 수 있었다.

늘 보던 내가 아는 익숙한 풍경들이 대부분이었는데, 어느 날 길가에 그야말로 눈부신 꽃이 무리 지어 피어있는 모습이 내 눈에 들어왔다. 그 순간 눈이 번쩍 뜨였다. 못 보던 꽃이었다.

그 눈부신 모습을 어떻게 설명해야만 좋을까?


눈이 쌓인 것과는 또 다른 아름다움은 마치 흰 축포 터뜨려 놓은 듯 설렘과 환희를 주는 아름다운 모습에 동행한 의사 김 선생님에게 물어보았다.


그러나 그도 처음 보는 꽃이란다. 대전 선생님댁에 도착해서 체본을 받는 순간에도 집으로 돌아오는 내내 나는 그 나무 이름이 궁금했다. 대체 어떤 나무가 저토록 희고 아름다운 꽃을 피운단 말인가?


새로 수입된 외래종 나무가 분명하다고 생각했었다.

나중에 물어물어 알게 된 그 나무 이름이 바로 이팝나무였다.

이팝나무!


조팝나무와 함께 엄마에게 이야기로 참 많이 듣고 들었던 바로 그 나무로, 이름만 알고 정작 나무와 꽃을 본 적이 없었던 것이다.

'이밥에 고깃국 먹고사는 것'이 삶의 목표였던 시절이 있었다. 이밥이 무엇인지 몰랐던 우리들은 '쌀밥에 고깃국 배 터지게 먹고, 따순 물 펑펑 나오는 집에 사는 게' 출세하는 것으로 알았었다.


지금은 쌀이 남아돌고 건강을 위해 흰쌀밥을 멀리하는 세상이지만, 필자가 어렸을 때만 해도 하루 세끼 따뜻한 흰쌀밥을 먹고사는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았다. 춘궁기라고 일컫는 보릿고개라는 그 대쯤 이 이팝꽃과 조팝꽃이 피었더란다.

"저 이팝 꽃과 조팝꽃이 밥이라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상상을 엄마를 비롯한 동네 사람 모두 했었다고. 물론 필자는 배고픔을 모른다.

어머니의 이야기에 의하면 봄이 되기 전에 양식은 이미 바닥난 지 오래이고, 들판의 보리는 아직 영글지 않아 먹을 수 없을 때를 보릿고개라고 했다고, 이 무렵에 쌀이 떨어진 사람들은 먹을 것이 없어 소나무 껍질을 벗겨 삶아 먹고, 누렇게 떠서 햇볕에 나와 멍하니 앉아있는 사람들이 즐비했었다고. 나는 그때 그 사람들을 이해할 수 없었다. 그들이 게을러서 그렇게 산다고 생각했었다.


언젠가 동생이 조카에게 동생이 어렸을 때 쌀이 없어 보리밥을 먹어야 했었다는 이야기를 하자, 조카가 그러더란다.


"아빠, 쌀이 없으면 라면 끓여 먹으면 되지 무슨 걱정이야."


그 말을 듣고 동생이 가난을 경험해 본 사람과 안 해 본 사람의 생각이 얼마나 다른지 절감했다고... 사흘에 피죽 한 그릇도 못 먹어 젖이 나오지 않아 어머니의 빈 젖을 빨다 숨진 아기들도 많았다는 믿기 힘든 이야기.


라면이 처음 나왔을 때 아무나 먹을 수 있는 음식이 아니었다는 사실을 조카들은 이해할 수 없듯이, 나 역시 그러했던 것이다. 


그렇다면 '이밥'은 어떤 밥을 일컫는 말일까?


국어사전에 의하면

'이밥'은 - 입쌀로 지은 밥 또는 '쌀밥'을 뜻하는 경상도 사투리라고 풀이되어 있다.

이팝나무


우리나라의 남부 지방을 비롯해 일본, 대만, 중국 등지에 분포하는 낙엽성 교목으로, 물푸레나무과에 속하는 이팝나무의 학명은 Chionanthus retusa이다.


전라도와·경상도 등 남부 지방과, 해안을 따라서 서쪽으로는 인천, 동쪽으로는 포항에 걸쳐 분포한다. 그러나 지금은 전국 대부분의 지역에서 가로수나 정원수로 많이 심고 있다.

우리나라를 비롯하여 일본과 대만 그리고 중국 운남산 등에서만 분포하는 세계적 희귀한 식물이기도 하다.

이팝나무는 높이가 약 20m로 크고, 잎은 마주나며 긴 타원형이다.

꽃은 암수딴그루로서 5∼6월에 개화하는데, 요즘은 4월 20일경부터 피기 시작한다. 흰색의 꽃은 새 가지 끝부분에 달리며, 4개의 꽃받침과 화관은 갈라져 있고, 2개의 수술은 화관통에 붙어 있다.

사진 / 우리 생활 속의 나무

열매는 타원형으로 검은 보라색을 띠며 10∼11월에 익는다.

이팝나무의 학명과 명칭


이팝나무의 속명 치오난투스의 어원은 '흰 눈'이라는 뜻의 '치온(Chion)'과 '꽃'이라는 뜻의 '안토스(Anthos)'의 합성어로, '하얀 눈꽃'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이팝나무라는 이름은 어떻게 지어졌을까?

늦은 봄 이팝나무 만개한 꽃이 나무를 가득 덮을 때, 멀리서 바라보면 꽃송이가 사발에 소복이 담긴 흰쌀밥처럼 보인다고 하여 '이밥나무'라고 부르다가 이밥이 이팝으로 변했다고 한다.


또 다른 설은 이 꽃이 피는 시기가 여름이 들어서는 입하(入夏) 때인지라 입하목(入夏木)이라 불리다가 입하가 연음이 되어 '이파', '이팝'으로 되었다고 한다. 실제로 전라북도 일부 지방에서는 이팝나무를 '입하목' 또는 '이암나무'라고 부르기도 한다.

특히 우리나라에서 이팝나무는 한 해의 풍년을 점치는 나무로 알려져 있는데, 흰 꽃이 풍성하게 피는 해는 풍년이, 꽃이 많이 피지 않은 해는 흉년이 든다고 믿어 왔다. 자료 출처 : [네이버 지식백과] 이팝나무 (시사상식사전, pmg 지식엔진연구소

이팝나무 꽃말은 '영원한 사랑'.'자기 향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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