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치유의 꽃 /에키네시아 이야기

가야의 꽃이야기

by 가야

꽃 한 송이, 내 안의 면역력을 깨우다 – 에키네시아 이야기


햇살이 유난히 강한 어느 여름날이었다.
걷던 길가 화단에서 눈에 띄는 꽃 한 송이를 만났다.


분홍빛도, 보랏빛도 아닌 오묘한 색.
마치 태양을 닮은 듯한 원형의 중심부와
그 주위를 둘러싼 꽃잎은 아래로 고개를 떨군 채,
묵직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었다.


그 이름은 에키네시아(Echinacea).
처음 보는 순간부터 마음을 끌어당기는
묘한 힘이 있었다.

보이는 아름다움, 보이지 않는 치유


에키네시아는 단지 예쁜 꽃이 아니다.
북미 원주민들은 오래전부터 이 꽃을 ‘신의 선물’이라 불렀다.


감기와 상처를 다스리는 약초,
몸을 회복시키는 치유의 뿌리.
특히 차가운 겨울을 앞둔 계절에
이 꽃을 달여 마시며 질병을 이겨냈다고 한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보이지 않는 힘을 일깨우는 것.
에키네시아는 그렇게,
‘면역’이라는 말을 꽃잎에 새기며 피어난다.

내 안의 회복력을 믿는 시간


가만히 들여다보면
에키네시아는 마치 삶을 닮았다.


힘차게 솟아오르되,
자기만의 속도로 꽃을 피우고
때로는 고개를 숙이기도 하며
그 안에서 자신을 단단하게 지켜낸다.


우리의 몸도, 마음도,
이 꽃처럼 스스로를 회복하는 힘을 가지고 있다.


그저 조금 더 다정하게,
기다려주는 시간이 필요할 뿐.

한 잔의 차, 한 송이의 위로


나는 가끔 에키네시아 티를 우려 마신다.


뜨거운 물속에서 천천히 퍼지는 보랏빛.
그 안에는 꽃잎이 겪은 계절과 바람이 녹아 있고,


입 안을 맴도는 은은한 향은
마치 “괜찮아질 거야”라고 말하는 것만 같다.


지친 하루 끝,
작은 찻잔에 담긴 한 송이 꽃은
마음의 면역력을 일으킨다.


언제나 그랬듯,
우리 안의 힘은 스스로 피어난다.

다시 피어나는 나를 위하여


에키네시아의 꽃말은
“건강”, “면역”, 그리고 “치유”.


누군가에게 이 꽃을 건넨다는 건,
단지 예쁜 것을 선물하는 것이 아니라


“당신의 회복을 믿어요”라고 속삭이는 일이다.


그리고 나 스스로에게 이 꽃을 바라보는 건,
다시 한번 일어설 용기를 얻는 일이기도 하다.


그토록 눈부신 햇살 아래에서도
꽃은 고개를 숙이며 피어난다.


그 안에 깃든 강인함을 오늘도 배운다.
삶은 늘, 그렇게 피어나는 중이다.


https://youtu.be/tNRg8Eemscg?si=sPxX2uS8eXRWN5DZ



#에키네시아 #오늘의 탄생화 #치유의 꽃 #면역력을 주는 꽃 #허브에세이 #꽃이야기 #브런치에세이 #자연이 주는 위로 #마음의 면역력 #정원의 철학

keyword
작가의 이전글7월 22일 탄생화 -패랭이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