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디지랄하네
입원 6일 차
어지러움이 조금씩 가라앉고,
세끼 밥을 챙겨 먹으니 눈이 밝아지고 귀도 열렸다. 나는 심한 근시라 사람 얼굴은 뿌옇게만 보일 뿐.
대신 소리로 온갖 재미를 느낀다.
71세 어르신의 첫 등장은 요란했다.
“아야야, 거 살살 좀 해라! 바늘이 와 그리 굵노?”
간호사가 놀라 바늘을 뺐다가, 다른 걸로 다시 찌른다. 그러면 또,
“아구구, 아프다카이. 와 그라노?”
그건 시작에 불과했다.
몇 분 뒤 스피커폰 전화가 쉴 새 없이 울려댔다.
턱 밑 혹 때문에 아무것도 삼키지 못하고,
말하기조차 힘들어 입원했다는 사정을
친구에게, 지인에게, 아들에게…
똑같은 설명을 수차례.
그러다 꼭 덧붙인다.
“아이고, 이제 목 아프다. 들어가래이.”
그러곤 황급히 끊는다.
참다 못한 다른 환자가 조심스레 말했다.
“소리 좀 줄여주시면 좋겠습니다.”
“예, 예, 이게 끝이에요.”
물론 끝은 아니었다.
드디어 클라이맥스.
친구에게 서운한 말을 전해 들었는지,
병실 한가운데서 고성이 터졌다.
“아픈 사람한테 그게 무슨 소리고? 문디 지랄하네! 저거 사위 치과에는 왜 안 가는지 아나?
제대로 못 하니 그렇지. ○○도 안 간다더라!”
목이 아프다더니,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는 힘은 또 어디서 나는 걸까.
스피커폰 너머 친구의 안절부절 못함이 들려온다.
“고마해라. 내가 잘못 전했나 보다. 내 탓이다.
니가 이해해라.”
그러자 어르신은 곧장 쏘아붙였다.
“니가 뭐, 내가 말 안 하려 했는데…
그래도 야마리가 없잖아. 기가 차서,
안 그렇나? 다시 내가 안 볼 건 아니지만, 그래도 니는 이제 암말 하지 마라.”
어이가 없다.
저렇게 속을 긁어내는 말을 잔뜩 퍼부었는데도,
다시 본다니.
우스운 건지, 슬픈 건지. 원래 다 그런 건가?
내가 모르는 건가?
병실에서는 오늘도
약간의 어지럼과 욱신거리는 등허리.
서늘히 감도는 기운과 뒤엉킨 소리들로
참기 어려운 것 투성이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