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반려되었습니다 Dec 22. 2023

사랑만으로 충분하지 않을 때

 

 우리 집은 노견들과 함께 하다 보니 불가피하게 병원 방문이 잦은 편이다. 나이가 들면서 알레르기 같은 없던 증상이 생기기도 했고, 유전적으로 피할 수 없었던 디스크 문제도 먼 이야기는 아니었다. 멀쩡하게 걸어 다녔던 아이가 하루아침에 다리를 쓰지 못하는 모습을 보면서 나 또한 같이 무너지는 느낌이었다. 사실 하루아침에 그렇게 됐다고 하기에는 어폐가 있다. 어느 순간부터인지 산책할 때 안아달라고 조르는 순간이 잦아졌고, 계단을 오르내리는 걸 주저하는 모습도 보여줬으니까. 자기 나름대로의 신호를 보내고 있었던 거다.

 

 급하게 병원으로 달려가 정밀검사를 받았다. 원인이 명확하게 나온 것은 아니지만 아이가 디스크에 걸렸음은 확실했다. 다행히도 수술까지 필요한 상황은 아니었다. 병원에서 간단한 물리치료도 받았고, 적외선 조사기도 구입했다. 주기적인 물리치료와 조사기의 온열치료 덕분인지 상태가 많이 호전될 수 있었다. 뒷다리 끌림은 조금 남아있었지만 혼자서 돌아다니는 모습을 보면서 눈물도 훔쳤더랬다. 정밀검사와 몇 번의 물리치료를 받으며 '가슴으로 낳아, 지갑으로 키운다'는 말을 절실히 체감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사랑만으로 반려동물을 키울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을 병원에 방문할 때마다 종종 느끼곤 한다. 지금이야 나도 돈을 버는 사회인이니까 다른 지출을 줄이고 있지만, 한 번에 큰돈이 나갈 때마다 통장 한편이 쓰린 것은 피할 수 없었다. 최근에도 디스크 관련으로 한 번에 큰 지출을 하고 나니, 펫 보험에 대한 관심이 생길 수밖에.


 펫보험은 정말 반려인의 재정에 도움이 될까?  국내 펫보험 가입률은 0.8%로 다른 선진국에 비해 수치가 아주 낮은 편이라고 한다. 1회당 보장 금액, 횟수에 제약이 있고 가입 조건 또한 노견은 어렵다고 하니 이것저것 따져야 할 것들이 많았다. 실제로 많은 반려인들이 펫보험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내비치기도 하고. 우리 가족을 위한 보험은 언제쯤 찾을 수 있을까? 아직은 내가 더 열심히 돈을 벌어야 되나 보다.

작가의 이전글 마음대로 하는 장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