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에 은은한 향을 남겨주는 사람들

참 고마워요

by 갑순이

서른, 어른이라면 어른이고, 아직 성장하는 아이라면 아이인 나이.


쭉 돌이켜 봤다. 내 삶의 궤적은 어떠했는가? 곰곰이 돌아봤다. 문득 떠오른 한마디.


“너는 그 어떤 어려움도 묵묵히 이겨내는 사람일 거야. 그러니, 지금처럼 네가 가진 열정 놓지 말고 살아.”


지금은 내 곁에 없는, 나이가 들며 자연스레 멀어진 그 사람. 그 사람이 내게 남겼던 그 말이 문득 떠올랐다. 정말 아무 사이도 아니었다. 스쳐 지나간 술자리 인연 중 하나였다. 그런 이가 건넨 말이 문득 떠오르며 나를 지탱해주고 있다.


나는 이런 사람을 타인의 삶에 은은한 향을 남겨주는 이들이라 부른다. 사람의 연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바닷가 모래 위 발자국처럼 패였다, 자연스레 사라지는 경우가 있다.


아마 내가 기억하지 못하는 바닷가 모래 위 발자국 같은 이들이 많을 것이다. 그렇게 그냥 사라지는 이들도 있는가 하면, 오래도록 은은한 향을 남기는 이들이 있다.


그 은은한 향기는 내가 무너질 때면 어딘가 숨어있다가 훅 치고 올라온다. 그리고 나를 잡아준다.


“괜찮아, 네가 특별한 사람이라 그런 거야.”

“우와~ 난 네 글이 진짜 좋아, 계속 써줘!”

“당신은 참, 따뜻한 사람이네요.”


이런 말들이 은은하게 맴돌 때 나는 다시 일어날 힘을 얻는다.


그리고 다짐한다. 나도 어떤 이의 삶에 향기를 남기는 이가 돼야지. 나도 그렇게 누군가 무너질 때면 지지할 수 있는 버팀목이 돼줘야지.


최근 갑작스러운 감사 인사를 받았다.


덕분에 내가 행복한 사람인 걸 알았어. 고마워.


시기, 질투라는 감정을 누구보다 잘 안다 생각한다. 그건, 자존감이 밑바닥에 지구 핵보다 아래 있을 때, 자신이 가진 게 곰팡이 냄새뿐이라는 걸 느꼈을 때 나오는 감정이다.


그 못난 감정을 떨쳐내기 위해 얼마나 많은 시간 내 마음을 어루만져 왔는지. 그 이후 나는 타인이 가진 멋짐을 스스럼없이 칭찬하며 입 밖으로 내기 위해 노력했다.

최근 내게 감사 인사를 전한 이는 그저 가진 게 많아 왕따를 당하던 사람이었다. 그 사람은 문제가 없었다. 그저 가진 게 많았다. 자신을 목숨보다 사랑해주는 남편, 언제나 엄마의 마음을 알아주는 것 마냥 올바른 길로 커 주는 아이. 먹는 행복을 함께 누릴 수 있는 단란한 가족, 든든한 부모님.


그는 언제나 당당하고 의연했다. 악의적인 소문에도 그는 휘둘리지 않았다. 그런데 가끔, 전체 식사 등에서 배제되는 걸 볼 때 마음이 아팠다. 그래서 손을 내밀었고 그와 나이를 넘어 친구가 됐다.


그런 이가 가끔 왜 나를 싫어하는 걸까?라는 슬픈 물음을 물어 올 때 솔직히 말했다.


“가진 게 많아서 배가 아파서 그래요. 당신처럼 남편한테 사랑받는 사람 없잖아요. 주말마다 데이트 가자고 하는 남편, 아침저녁으로 태워다 주고 태우러 오는 남편, 때 되면 사무실에 간식 돌리는 그런 사람 우리 회사에 없잖아요. 그게 못 견디게 부러워서 그래요.”


“그게 왜? 그게 사랑이잖아.”


“그렇죠! 그 사랑을 못 받는 사람들이 많잖아요. 누구는 바람에 누구는 집에 잘 들어오지도 않고 각방 쓴다고, 의리로 산다고 말하는 거 보면 느껴지지 않아요?”


“아...”


“당신의 행복에 축하하는 마음을 갖지 못하는 불쌍한 이들이니까, 당신의 잘못이 아니니 상처 받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그저 모든 이들이 자신이 잘못이 아닌 것에 상처 받지 않았으면 좋겠다. 삶에 향기를 남기는 이들만 기억하며 그렇게 힘을 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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