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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너를 위한, 아니 나를 위한 삶을 생각해.

10화 - 불안할수록 함께했지.

by 데이지

우리를 보내고, 곧바로 너와 함께 할 집을 찾아다녔어. 더 늦어지면 어쩜 너까지 잃어버릴 수 있다고, 너무 불안했기에 그땐 그저 너와 함께 할 수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상관없었지. 모든 것을 너에게 맞춰 찾아봤어. 산책 할 강가가 있는 곳, 동물병원이 가까운 곳, 근데 신기한 건 말야. 분명 너를 위해 찾았다고 생각한 그 곳은 내가 좋아하는 것들도 참 많았어. 직장도 가까웠고, 맛있는 맛집도 많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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꽤 급하게 알아본 것 치고는 괜찮은 집이었다.



로망이었던 층고 높은 복층에,

중간층엔 공동 정원도 있는 집이었다.


물론 월세가 조금 비싸긴 했지만,

주변 인프라에 비해선 좋았다.


이사를 하고, 마루와 함께

하기 위해 집을 꾸미기 시작했다.



마루가 미끄러지지 않도록

계단에 미끄럼방지 매트를 깔고,

혹여 밤에 1층으로 떨어지지 않도록

울타리도 설치했다.


나는 미끄럼방지 매트 덕분에

밤 중에도 안전하게 화장실을

갈 수 있었고, 울타리를 설치했기에

더 안심하고 푹 잠을 잘 수 있었다.


결국은 나를 위한 삶이었다.


마루를 위한 것들은

내 마음이 편하고자 했던 것들이고,

그로인해 우린 좀 더 편할 수 있었다.


어딜가도 마루와 함께 하려고 노력했다.


때때로 눈치가 보이고,

불편하기도 했지만

모두가 괜찮았다.


그저 마루와 함께 할 수 있음에

감사하고 행복할 수 있었다.




더 이상 현재의 행복을

놓치고 싶지 않았다.



일이 많을땐 야근이 아닌

집에와서 마저 일을 했고,

날씨가 좋은 날은 5분이라도

산책을 하러 나갔다.



마루와의 행복을 찾을수록

내 삶도 점점 행복해지고 있었다.


바빠도 회사가 아닌 집에서

나만의 시간을 보낼 수 있었고,

힘들어도 산책하며 시원한 공기와

에너지를 채울 수 있었다.


마루와 함께 할수록

나는 점점 더 내 삶을

찾아가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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