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지만 중요한 것들
수학밥을 먹이며 후회되는 지점들
작지만 중요한 것들
또박또박. 글씨체
첫째가 일 학년이었던 때로 돌아가보자. 연필을 잡고 며칠을 눈물 흘렸다. 그 작은 아이가 조그마한 손으로 연필을 쥐는 것도 기특한데 반듯하게 써지지 않는다고 눈물을 방울방울 흘렸다. 받아쓰기 연습을 한 때, 맞춤법 공부를 할 때도 눈물을 뚝뚝 떨구었다. 익히는 게 더 중요하지 글씨체가 뭐 중요하니 괜찮다고 다독이면서 풀어주었던 그때가 자꾸만 눈에 밟힌다.
둘째는 소근육 발달이 느렸어서 연필을 잡고 쓰는 행위 자체를 힘들어했다. 그러니 글씨체 지도는 어려워지고 반듯하게 글자를 쓰는 연습은 더뎠다. 후회되는 지점이다.
쓰기만 하면 되지 뭐가 문제냐고 묻는다면...
써놓은 답의 숫자 3, 5, 9가 헷갈리는 지경에 이르렀다. 어려운 문제를 잘 풀어놓고 답을 알아볼 수 없게 쓰는 것은 다반사. 여러 번 지적했고 다시 쓰게 했지만 한번 잡힌 습관을 고치기란 쉽지 않았다.
다른 사람이 잘못 알아보는 거 아니냐고 의문을 제기한다면...
시험에서 채점하는 이는 타인이고 다른 사람이 알아볼 수 있도록 작성하는 건 기본이다. 그리고 본인이 써 놓은 숫자를 본인이 잘못 알아보고 계산실수가 이어져서 틀리는 일이 발생한다.
1학년으로 돌아간다면!
첫째가 눈물을 뚝뚝 흘려도, 둘째가 어설프게 짜증 내며 연필을 잡아도 또박또박 글씨를 쓰는 연습을 꾸준히 시킬 것이다. 아 아쉽다. 이미 지나버린 시간. 돌아오지 않는 습관이여! 아이의 예쁜 글씨체까지는 아니어도 반듯하게 쓰는 연습은 부디 포기하지 마시길...
모르겠어요
문제를 다시 읽어보자
식을 세워보자
문제를 다시 읽어보자
"모르겠어요!"
라고 아이가 말할 때, 할 수 있는 첫 번째 처방이면서 최고의 처방은
"문제를 다시 읽어보자!"
입니다.
모든 문제의 답은 문제 속에 들어있습니다.
아이가 문제를 이해하지 못하는 이유는 잘 읽지 않았기 때문인 경우가 많습니다. 다시 읽어보자고 독려하고 그래도 모르면 한 번 더 읽자고 이야기하면서 '문제' 자체의 중요성을 알게 해야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제를 읽어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한다면
1. 소리를 내서 문제를 읽어보자
2. 문제에서 중요한 단어를 찾아서 동그라미 쳐보자
등 문제 자체를 이해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봐야 합니다.
물론, 문해력의 어려움으로 긴 문장제를 이해하지 못하고 힘들어할 수 있습니다. 글자를 읽는 행위에서 그치지 않고 주어진 조건과 무엇을 묻고 있는지 핵심을 문제 속에서 찾는 연습이 계속 이루어져야 합니다.
1. 조건이 무엇인지 찾기
2. 무엇을 구하라고 하니
3. 단위는 어떤 것을 사용하니
세분화해서 문제를 같이 뜯어보면서 질문하고 답하면서 이해하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각 질문별로 다른 색연필로 밑줄을 치면서 찾아보는 것도 좋습니다. 그리고 이런 연습과 함께 기초를 튼튼히 하기 위해 '독서'에 공을 들여야 합니다.
식을 세워보자
초등과정은 사실 식을 쓰고 손으로 계산하지 않아도 답이 쉽게 나옵니다. 눈으로 답을 구하는 거죠. 문제도 눈으로 읽고 답도 암산으로 구하면서 답만 쓰게 됩니다. 사실. 가능합니다.
그러나 식을 쓰고 과정을 풀어내는 연습이 고학년에는 이루어져야 중등수학으로 넘어갈 때 수월합니다. 스스로 필요성을 느끼고 풀이과정을 쓰고 꼼꼼하게 이해하며 넘어가는 습관을 만드는 친구들도 있지만 쉽지 않습니다. 필요를 느끼는 친구는 극소수고 식을 쓰는 게 필요한 친구는 대다수입니다. 그리고 식을 세우지 않는 초등습관 그대로 지속하다가 중등과정에 구멍이 생기는 아이들도 있습니다. 그래서 고학년 수학에서 어려운 부분을 만나서 오답이 늘거나 이해가 안 된다고 도움을 요청하는 경우에는 식을 쓰는 연습을 시작할 때라고 받아들이면 좋습니다.
"어, 분명 모르는 문제였는데?"
모르는 문제라고 말했는데 아이가 식을 쓰면서 갑자기 문제를 쉽게 풀어내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이는 식을 쓰려고 노력하면서 문제를 다시 집중해서 꼼꼼하게 읽는 과정을 거치기 때문입니다. 문제를 다시 읽어보는 과정을 요구하지 않아도 식을 써보자고 하면 자동적으로 다시 읽을 수밖에 없습니다.
식을 세우는 과정은 글자를 숫자로 받아들이는 과정입니다. 문제를 이해하는 것을 넘어서 수식으로 표현하는 과정에서 어떻게 풀어야 하는지 스스로 알게 됩니다. 처음에는 잘 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당연합니다. 처음에는 도움을 주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단계별로 나눠서 연습시켜야 합니다. 이럴 때 필요한 것은...
쉬. 운. 문. 제
아이들이 보자마자 풀 수 있는 간단한 문장제 문제를 가지고 식을 세워보게 합니다. 그리고 식을 소리 내서 읽어보고 문제의 어떤 부분을 보고 나타내게 되었는지 구체적으로 말해봅니다. 이렇게 한 번의 성공을 발판으로 다음 문제를 마주하면서 점점 실력이 늘어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