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준히 수학밥 먹이기 8

이제는 오답이다

by 피크히나

현재 매주 토요일 한 번 아이들 학습을 점검하는 시간을 갖고 있습니다.

초기에는 옆에 앉혀놓고 진행했는데 이제는 시간표를 보고 매일 자신의 할 일을 해 놓으면 금요일저녁 혹은 토요일오전 채점을 해서 주면 고쳐오는 것 외에 크게 시간이 들지 않습니다.

'~했니? ~도 했어?'에서

'할 거가 뭐야? 할 거 다 했니?'로 변했습니다.


많은 것이 변하고 제 일은 줄어들었으며 편해지고 있지만 수학밥에서 변하지 않는 중요한 일이 있습니다.


바로 오답입니다.

수학밥은 많이보다 잘 먹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럼 어떻게 먹어야 할까요?

'선행을 급하게 해서 구멍이 생겼다'

라는 말 들어보셨나요? 진도를 나갔고 문제집을 분명히 풀었지만 이해되지 못하고 기억이 없는 부분들이 생겼을 때 구멍이 생겼다고 말합니다. 수학은 구멍이 있으면 후에 다음 진도가 힘들어지는 과목입니다. 이전 학년의 개념을 바탕으로 이후에 응용을 하거나 다음 단계를 이해해야 하기 때문에 구멍은 치명적입니다.


그렇다면

구멍이 생기지 않는 비법은 무엇이 있을까요?

사실, 답을 알려주고 시작했기에 눈치채셨을 것입니다. 오답입니다. 틀린 문제는 반드시 다시 틀리게 됩니다. 모르는 개념은 반드시 짚어주고 틀린 문제는 꼼꼼하게 다시 살펴봐야 합니다. 이 오답의 수준이 기본, 응용, 심화 그 어떤 것이든 모르는 것을 이해하고 가는 과정은 필수입니다. 틀린 것을 다시 살펴보면서 잘못 이해한 지점을 찾고 다시 잘 만들어가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당연한 과정이지만

아이들은 싫어합니다. 우선, 틀렸다는 것 자체를 받아들이는 것의 쉽지 않습니다. 그리고 했던 것을 다시 한다는 건 더욱 힘들어합니다. 틀렸다는 건 잘 모른다는 건데 모르는 걸 생각하고 고민하는 과정은 끔찍하게 힘들어합니다. 그러나 해야 합니다. 문제집 한 권을 그냥 풀고 채점도 하지 않고 틀린 것도 고치지 않고 넘어가는 건 의미가 없습니다. 풀지 않은 것과 큰 차이가 없다고 과장해서 말할 수도 있습니다.


모르는 것을 알고 가야 합니다.

틀린 부분을 다시 살펴봐야 합니다.

그래서 오답은 중요합니다.

아는 것만 알고 풀리는 것만 풀면 실력이 결코 늘지 않습니다.


매주 주말 채점하고 틀린 것 다시 풀기

일 년 정도 지나가 아이들이 습관이 잡히고 나이도 4학년 정도 되면서 옆에 앉아 있지 않아도 자기 일을 스스로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주말에 몰아서 채점하고 한 번에 틀린 것을 다시 풀도록 했습니다. 이 때도 처음에는 옆에 같이 앉아서 틀린 문제를 대시 깨끗하게 지우개로 지워주고 풀도록 했습니다. 물론, 지금은 채점만 해주고 고쳐오라고 이야기만 할 뿐입니다. 그리고 자기 학년 오답은 한 두 문제 정말 어려운 것을 제외하면 다시 풀라고 말만 할 뿐입니다. 설명하거나 알려주지 않습니다. 정말 이해를 못 하고 있으면

- 문제를 다시 읽어봐

- 문제를 소리 내서 읽어봐

- 식을 세워봐

- 문제 중에 중요한 단어에 동그라미를 쳐봐

정도만 말하면 알아서 "아!"를 외치며 돌아갑니다. 선행하는 부분은 두 번 틀리면 설명하고 같이 문제를 풀어보면서 설명하기도 합니다. 과정에 따라 오답을 대하는 자세도 달리지는 것입니다. 제 학년의 문제는 스스로 끝까지 책임지도록 하고, 선행은 약간의 도움은 제공합니다.


오답노트

첫째가 6학년 2학기 부분에서 막혔을 때 제일 먼저 한 것은 오답노트였습니다. 틀린 것을 다시 풀어보는 것은 매주하고 있었지만 그 틀린 문제를 다시 찾아서 노트로 만들어 주었습니다. 즉, 틀린 문제를 2번 마주하게 되었습니다. 그럼 다 맞았을까요?

아닙니다. 결코 아닙니다. 두 번째 만난 오답도 힘들어했습니다. 물론, 처음보다 정답률이 올라갔지만 힘들어하는 지점은 나왔습니다. 막히는 부분 역시 있었습니다. 오답을 두 번 본다고 다 맞게 되지 않습니다. 오류를 줄여가는 과정을 계속할 뿐입니다. 그렇게 실력이 향상되어 갔습니다.


첫째는 두 번째 틀린 문제를 오려서 다른 공책에 붙여서 오답노트를 만들어주었지만 둘째 때는 게을러졌습니다. 돈을 쓰기로 결정한 것입니다.

처음 풀고- 채점 - 틀린 것 고치기 - 채점 - 다시 틀린 것 고치기

까지 마친 문제집 외에 똑같은 문제집을 다시 사서 틀린 문제만 표시해서 주었습니다. 그리고 이번에는 도움을 더 줄여서 스스로 풀 수 있도록 격려했습니다.


분명 스스로 생각하고 풀어본 것 같지만 오답이 또 나옵니다. 한탄하는 아이에게 괜찮다고 끊임없이 말해주면서 격려합니다. 그래야 이 지루하고 귀찮은 과정을 계속 반복할 수 있습니다. 아이 스스로 가장 답답할 것입니다. 왜 또 틀렸는지 이해가 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틀린 것보다 맞은 것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합니다. 점점 내용 설명보다 파이팅을 외치며 긍정적인 지지자로 옮겨가야 합니다. 그렇게 아이가 스스로 수학을 어떻게 공부해야 하는지 익혀갈 수 있습니다.


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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