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빛으로 전하는 사랑

사랑을 담은 고사리 손

by 마음의여백

예배 중 문득 고개를 들어 유아실을 바라보았다.

두 돌이 가까워지는 손자가 성가대석에 앉은 나를 가만히 쳐다보고 있었다.

순간 눈이 마주쳤고, 아이는 두 손을 흔들며 반가움을 표시했다.

나도 웃으며 손을 흔들어 화답했다.

잠깐이었지만, 그 순간이 오래도록 마음에 남는다.

이제는 할아버지를 알아보고 반기는 손자.

그 모습이 너무도 사랑스럽다.


손자가 돌이 갓 지났던 작년 10월부터 내가 어린이집 하원을 맡고 있다.

처음에는 유모차에 태워 데려왔지만, 지금은 제법 걸어서 집까지 온다.

중간에 “안아줘” 하고 손을 내밀기도 하지만, 그런 날은 오히려 더 사랑스럽다.

몇 차례 감기에 걸렸을 때는 안고 20분을 걸어 소아과에 다녀오곤 했다.

아이와 함께하는 시간은 육체적으로는 버겁지만, 마음으로는 한없는 축복이다.


며칠 전 저녁엔 할아버지 모형 인형을 들고 밥을 먹었다고 한다.

물건을 던지거나 까불면 내가 “그것이 뭣이여!” 하며 장난스럽게 나무라는데,

손자는 그걸 혼내는 걸로 받아들이지 않고 눈을 맞추며 한참을 있다가 웃는다.

그 모습이 내 마음을 참 따뜻하게 만든다.


<눈 주위를 다쳐 밴드를 붙이고 있는 모습>

어제는 손주가 침대 모서리에 부딪혀 눈 주위에 상처를 입었다. 눈꺼풀이라 상처를 꿰매지도 못하고 밴드를 붙이고 있었다. 상처 자국이 남을 수도 있다고 한다. 마음이 아려와서 한참을 안아주었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손자에게 더 잘해주고 싶다는 마음은 결국 내 삶도 더 잘 살아내야겠다는 다짐으로 이어진다.


나는 그 아이들이 맑고 건강하게 자라길 바란다. 곧 태어날 큰아이의 딸도 건강하게 세상에 오기를, 그리고 나는 그 아이들 앞에 부끄럽지 않은 멋진 할아버지이고 싶다.


그래서 오늘도 다짐한다.

더 잘 살자. 더 많이 사랑하자.

손주들의 기억 속에 따뜻한 할아버지로 남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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