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소리를 듣는 하루
눈물이 핑 돌았다, 엄마를 외면하는 손주의 심리
두 돌 조금 지난 손주가 엄마와 눈 마주침을 외면한다. 평소 입에 달고 살던 '엄마' 소리를 하지 않고, 엄마가 불러도 대답하지 않는다. 대신 할아버지, 할머니만 부른다.
오늘은 며느리가 둘째 출산을 위해 병원에 입원하는 날이다. 손주에게 엄마 얼굴을 보여주기 위해 어린이집에서 일찍 하원시켜 데려왔다.
며느리가 안아주려 해도 다가가지 않고 얼굴을 외면해 버린다. 엄마가 입원하러 집을 나서며 안아주려 하자 문 앞에서 등을 돌리고 앉아 있다. 엄마가 부르는 소리를 외면하는 아이를 보면서, 며느리를 비롯한 가족들은 눈시울을 적셨다.
〔엄마를 외면하는 손주〕
며느리가 나가면, 엄마 생각이 더 날까 봐 손주를 할아버지 집으로 데리고 왔다. 집에 와서도 손주는 할아버지, 할머니를 줄기차게 부르며 곁에 있는지 끊임없이 확인한다. 평소와 다르게 소리도 지르고 계속 안아달라고 한다.
며느리는 출산 한 달 전부터 휴직하고 아이와 시간을 같이 보내며, 동생이 태어나니 할아버지, 할머니와 잠깐 지내야 한다는 이야기를 간간이 했다. 그 뒤부터 아이는 엄마와 떨어지지 않으려 하더니, 출산을 1주일 앞두고부터는 엄마를 가끔 외면하기 시작했다. 어린아이에게도 엄마와의 헤어짐은 서운함과 불안감을 넘어선 '체념'과 '심리적 방어'로 다가오는 듯했다.
잠시라도 옆에 없으면 손을 잡아끌고, 무릎에 올라앉고, 방을 옮겨갈 때마다 같이 가자고 옷을 잡아당긴다.
손주의 갑작스러운 변화, 전문가의 조언을 찾다
아이의 갑작스러운 행동이 심상치 않음을 느끼고, "손주의 이런 현상이 무엇인지" 그리고 "어떻게 아이를 돌봐야 하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인터넷 검색을 통해 전문가의 조언을 찾아보았다.
전문가들은 이 행동을 「애착 대상과의 분리 불안」과 「동생 출산에 대한 스트레스 및 퇴행」이 복합적으로 나타난 현상이라고 한다.
아이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변함없는 사랑과 안정감으로, 특히 다음 세 가지를 강조한다.
첫째, 아이의 감정을 인정하고 공감하기
「나를 떠나는 엄마에 대한 서운함과 화」의 표현일 수 있으므로, 아이를 야단치거나 죄책감을 주지 않아야 한다. "엄마가 없어서 많이 속상하구나", "엄마한테 화가 났구나"처럼 아이의 감정을 말로 읽어주고 인정해 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둘째, 안정적인 환경 조성과 예측 가능성 제공
할아버지/할머니가 안정적인 「대체 애착 대상」이 되어주라고 한다. 손주가 곁에 있는지 확인하려는 모든 행동에 충분한 스킨십과 애정으로 반응해 주라고.
「엄마는 3주 후에 꼭 돌아올 거야」라고 계속 말해주어 엄마와의 헤어짐이 '일시적인 것'임을 인지시켜 예측 가능성을 높여주는 것이 좋다고 한다.
셋째, 지속적인 연결 시도
오늘 밤, 엄마가 저녁에 영상통화를 하는데도 손주는 눈길을 주지 않았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아이가 외면하더라도 매일 같은 시간에 꾸준히 엄마와의 연결을 시도하는 것이 아이의 불안감을 낮추는 데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3주간의 헤어짐, 오늘은 첫날밤
오늘은 엄마와의 3주간 헤어짐의 첫날이다. 낮잠도 덜 자고 종일 뛰어다니더니, 지금은 할아버지, 할머니 곁에서 곤하게 자고 있다.
손주가 이 시간을 잘 견뎌내고, 3주 뒤 엄마 품에 자연스럽게 안기며,
동생도 따뜻하게 받아들였으면 한다.
손주야,
사랑한다. 할아버지, 할머니가 항상 네 곁에 있을게.
잘 자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