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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이큐 Nov 29. 2023

[10] 택시드라이버

아버지.. 아니 아빠의 직업은 택시운전사다.

내가 고등학교 때부터 택시를 몰기 시작하셨다.

아버지는 내가 아는 사람 중 가장 성실한 사람이다.

그리고 가장 착한 사람.

누구에게 절대 피해를 주지 못하는 사람.

존경합니다.  

그런 아빠가 택시운전사가 되었으니, 아침 일찍부터 저녁 늦게까지 얼마나 열심히 하셨겠는가?

그리고, 또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친절을 베푸셨을까?  

그리고, 또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고난을 받으셨을까?

가끔 아빠와 삼겹살을 굽고 소주를 마신다.

아빠.. 요즘은 좀 어떠세요, 일 좀 줄이세요..

엄마가 말한다. 아빠 요즘 좀 게을러지셨어.  

ㅋㅋㅋㅋ

잘하셨어요 아빠. 좀 쉬엄쉬엄하세요..

아빠의 택시는 늘 깨끗하다. 그리고 아빠다움이 있다.

기본형에 차 안 내부꾸밈도 없고,  

어딘가서 챙겨 오신 종이컵 안에 동전들.. 아빠답다.

하루종일 차 안에서 손님들을 태우고 다니시는 아버지에게 택시 안은 어떤 의미의 공간일까 궁금해진다.

우리에게 회사의 사무실 같은 공간이겠지..

 

문득 아빠가 세차를 하는 모습이 생각났다. 정성스럽게 차를 닦으시는 모습에서 아빠에게 휴식은 무엇일까 궁금해진다.

 

어쩌면 아빠에게 휴식은 손님과 함께 목적지로 향하는 말이 없는 좁은 택시 안에서, 멀리 외국의 누나가 잘 지내고 있다는 상상을 하는 순간이 아닐까 싶다.

 

이 순간만큼은 건물이 나무가 되고, 도로가 바다가 되길 바래본다

택시드라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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