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초등학교 등굣길에는 문방구가 세 곳 있었다. 하나는 예전에 이야기했던 AA문구이고, 나머지는 편의상 ‘손 문구점’과 ‘까치 문구점’이라고 부르겠다. 등교할 때는 그 순서대로 세 곳을 지나게 되었는데, 첫 번째 문구점에 준비물이 없으면 그다음, 또 그다음 문구점에서 살 수 있어서 꽤나 든든한 느낌이었다. 물론 그런 일이 자주 있는 건 아니었고, 대부분은 그냥 지나치며 구경하는 재미가 컸다.
아침엔 등교하느라 바빠서 빠르게 스쳐 지나갔지만, 하굣길에는 여유롭게 하나씩 들러 구경하기 딱 좋았다. 특히 손 문구점에서는 여름마다 오렌지, 포도, 콜라 맛 슬러시를 팔았는데, 지금도 빙글빙글 돌던 슬러시 기계가 선명하게 떠오른다.
앞서 얘기했던 감정 반지 외에도, 매직키드 마수리 목걸이, 포켓몬 고무 딱지, 미니게임이 들어 있는 필통, 다마고찌, 탑블레이드, 구슬동자, 프라모델 등 그 시절 우리 또래들이 관심 가질 만한 것들은 죄다 모여 있었다.
당시 문방구는 그런 곳이었다. 지금은 백화점이나 명품관을 가도, 그때 문방구 앞에 섰을 때만큼 가슴이 설레지는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