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 즐겁게 배워라
학창 시절 자신이 관심 있는 선생님이나 과목이 있었으면 상당히 즐겁게 공부를 했었던 기억이 남아 있을 것 같다. 시키지 않아도 스스로 공부를 하기도 했던 기억들. 돌이켜보면 나에게도 그런 순간들이 있었던 것 같다. 음악 시간의 감미로운 선율에 온 마음을 빼앗기거나, 미술 시간의 다채로운 색감 속에서 자유로움을 느꼈던 것 같기도 하고... 어쩌면 그저 흐릿한 기억의 조각일지도 모르겠지만..
새로운 취미에 발을 들였을 때의 열정은 또 얼마나 뜨거웠었던가. 주변의 시선이나 비용의 부담 따위는 안중에도 없이, 오직 ‘하고 싶다’는 순수한 열망 하나로 온전히 몰입했던 시간들. 나에게는 기타를 배우며 손가락 끝이 얼얼해지도록 연습했던 날들, 작은 부품들을 하나하나 조립하며 오토바이 프라모델을 완성하던 순간들이 그랬다. 지금 나에게 그런 설렘을 안겨주는 것은 아마도 서툰 솜씨로 써 내려가는 이 글쓰기가 아닐까 싶다. ㅎㅎㅎ
직장 생활 역시 마찬가지인 것 같다. 자신의 적성에 딱 맞는 일을 시작했을 때의 그 에너지! 마치 물 만난 고기처럼 즐겁게 배우고, 스펀지처럼 지식을 흡수하며, 시키는 일 그 이상으로 열정적으로 매달리게 된다. 내가 처음 행정 업무를 배우던 시절이 그랬다. 밤잠을 설쳐가며 일에 몰두했던, 지금 생각하면 젊음의 특권이라 여겼었던 시간들이었다.
외국어를 배우거나 자격증 공부에 매진할 때도 비슷한 설렘이 있을 것이다. 새로운 언어를 익히며 낯선 문화권의 사람들과 소통할 상상을 하고, 자격증을 손에 넣으면 곧바로 실무에 뛰어들어 갈 기대감에 부풀곤 했을 것이다. 내가 운전면허를 따자마자 드라이브를 꿈꾸며 차를 구매했듯, 우리는 배우고 익힌 능력을 세상에 펼쳐 보이고 싶어 하는 본능을 가지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처럼 배움의 여정에서 자신의 적성에 딱 맞는 무언가를 만났을 때, 우리는 진정으로 즐겁고 행복하게 성장할 수 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많은 이들이 능숙함에 익숙해지는 순간, 흥미를 잃어버리는 경우가 많다. 처음의 뜨거웠던 열정은 식어버리고, 그저 의무감으로 하던 일을 반복하고 있는 것이다. 더 이상의 발전도, 새로운 재미도 느끼지 못한 채, 결국에는 익숙한 궤도를 벗어나 다른 길을 찾아 방황하기도 한다.
물론 모든 사람이 그런 것은 아니다. 오랜 시간 동안 한 분야에 묵묵히 매진하여 마침내 ‘달인’의 경지에 이르는 사람들도 분명히 존재한다. 그들은 남들이 지루함에 질려 그 자리를 떠나갈 때에도 자신만의 노하우와 숨겨진 재미를 발견하며 꿋꿋이 자신의 길을 걸어간 것이다. 진정한 달인은 바로 그런 끈기와 열정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닐까? 어찌 보면 직장에서 꼰대라 불리는 고위직들도 많은 경험과 노력의 결과로 그곳에 아직 남아있는 것은 아닐까 생각해 본다.
우리는 무언가를 배우는 단계에서 섣불리 재미없다고 단정 짓기보다는, 작은 성취에도 기뻐하고 스스로의 발전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노력이 필요하다. 매일매일 아주 조금이라도 성장하고 있다는 느낌은, 우리가 그 과정에서 느끼는 즐거움을 배가시키는 마법과 같은 힘을 가지고 있다. 마치 서툰 글쓰기 속에서도 아주 조금씩 나아가는 내 모습이 대견하게 느껴지는 것처럼 말이다. (물론, 혼자만의 착각일 수도 있겠지만..ㅋㅋ.)
배움의 즐거움이란, 작은 발전 속에서도 기쁨을 발견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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