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자리....
오래간만에 맑고 청량한 바람과 햇살이 찾아왔다.
그저 햇살 속에 앉아 있기만 해도 위로가 되는 듯하다.
별부장은 커피 한 잔을 입에 대며 생각한다.
‘사랑이모님, 좀 괜찮으실까?’
많이 아프시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주방에 늘 있던 이모님의 빈자리가 오늘따라 더 크게 느껴진다.
항상 분주하게 이리저리 다니며
구석구석을 닦고 또 닦던 이모의 모습이 문득 떠오른다.
“이모, 좀 쉬었다 하세요.”
그러면 이모는 늘 환하게 웃으며,
“그래, 별부장~” 하시곤 다시 구석을 닦으셨다.
작은 키에 다람쥐처럼 주방 이곳저곳을 누비며
손이 잘 닿지 않는 모퉁이와 벽 구석까지 반짝이게 만들던 이모.
이모의 손이 닿은 곳은 언제나 번쩍번쩍했다.
믹스커피 하나에 알커피 한 스푼을 섞어
1분 만에 후딱 마시던 이모.
“그 맛이 최고야~” 하며 웃던 그 모습이 그립다.
한 달은 병원에 계셔야 한다는 말을 들었다.
별부장은 익숙한 주방의 풍경 속에서
비워진 이모님의 자리를 그려본다.
맑은 하늘을 올려다보며
빨리 나으시길 기원해 본다.
그리고 천천히,
쓴 커피를 한 모금 마셔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