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구들~~~
맑고 높은 하늘을 본 지가 참
오래된 것 같다.
며칠째 늦은 장마처럼 거센 빗줄기가 쏟아져, 펼쳐든 우산들이 이리저리 흔들린다.
바쁜 출근길, 별부장은 옷에 묻은 빗방울을 털며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먼 장마도 아닌데, 비가 왜 이렇게 많이 오지…”
옆에 있던 샛별이 그 말을 들었는지, 살짝 웃으며 말했다.
“그러게요, 정말요.”
그렇게 또다시 하얀 수증기를 뿜어내는 솥 앞에 섰다.
밖에서는 비가 오든 눈이 오든,
우리 팀원들의 관심은 오직 일뿐이다.
끓어오르는 열기 속으로 들어가는 순간 하루가 시작된다.
정신없이 몸을 울리며 일하다 보면 어느덧 식사 시간이 찾아온다.
복자 팀장은 팀원들을 위해 매일 아침 식사를 준비한다.
정원은 일곱 명이지만, 식탁에는 늘 다섯 명만 앉는다.
마른 체형의 강 부장은 늘 말한다.
“아침 먹으면 속이 안 좋아서요. 집안내력이에요.”
그리고는 조용히 자리를 피한다.
샛별도 마찬가지다.
“전 요즘 식이요법 중이라 못 먹어요.”
그녀는 대신 솥단지 앞에서 분주히 움직인다.
통통한 베트남 아낙네 다이온은 언제나 별부장 옆자리다.
밥 한 숟가락을 뜨고는 입으로 ‘후후’ 불어가며 천천히 먹는다.
뜨거운 걸 못 먹는 그녀.
별부장이 놀리듯 묻는다.
“다이온, 몇 살이야? 다섯 살 같아.”
그러면 다이온은 웃으며 말없이 밥을 또 한 숟갈 뜬다.
사랑이모님은 늘 소식을 한다
“소화가 잘 안 돼서…” 하며 작은 밥그릇을 천천히 비운다.
정화도 마른 체형에 맞게 적당한 양만 먹는다.
하지만 별부장의 밥그릇은 언제나 ‘먹슴밥’이다.
복자 팀장은 장난스럽게 말한다.
“별부장건 특별히 많이 담았어 그래야 힘내지!”
각자의 식성은 다르지만,
이 시간만큼은 가족처럼 밥과
정을 나눈다.
솥에서는 여전히 수증기가
피어오르고 잠깐의 휴식 후
다시 일상 속으로 접어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