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월의 축복
나의 나무에게
뒷마당에 심은 나무가
벌써 스무 해를 나와 함께해 왔네요
어린 모종이었던 네가
어느새 나와 긴 시간을 나누며
작은 그늘이 되어주고
사생활을 지켜주는 고마운 존재가 되었다.
여린 가지와 잎은 약재로 쓰이고,
베란다 곁을 조용히 지켜주는 너.
흔들리는 나뭇잎을 보며
나는 바람의 세기를 느끼고,
잠잠할 땐
뜨거운 햇살을 막아주는 너의 신통함에 감사한다.
올해 처음으로,
너의 가지에 열매가 맺혔다.
참 오랜 기다림 끝에
유월의 햇살 아래
시선을 사로잡는 푸른 열매.
가을이 오면
넌 또 붉은색으로 날 유혹하겠지.
파란 여름을 견디는 네 곁에서
나도 폭염과 더위를 함께 견뎌볼게.
그리고
가을, 겨울, 봄, 다시 여름—
또 한 해를 함께 보내자.
한 해 한 해 자라는 너를
조용히 바라보며
네가 있다는 걸
잊지 않고 살아갈게.
나와 함께,
하루하루를
같이 조금씩 성장해 보자꾸나
나의 나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