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미란....
땀방울이 투명한 국솥으로 툭 떨어진다.
무더운 여름 주방, 김 서린 안경 너머로 한 그릇의 별미가 완성되어 간다.
오늘 재료는 간단하다.
도토리묵, 콩나물, 오이.
오이는 먹기 좋게 가늘게 채 썰고,
콩나물은 살짝 데쳐 채반에 널어 식힌다.
준비한 그릇에 묵과 오이, 콩나물을 차곡차곡 담고
차가운 생수를 부으면
그 순간, 여름이 잠시 멈춘다.
기호에 따라 청양고추를 총총 썰어 올리면
알싸한 향이 먼저 코끝을 간지럽히고
그 향을 따라 입맛이 깨어난다.
한입 떠 넣는 순간, 도토리묵의 부드러움과
콩나물의 아삭함, 오이의 시원함이
입 안에서 한여름의 바람처럼 스친다.
매운맛이 혀끝을 스치고
몸은 다시 땀을 흘린다.
그 땀마저 기분 좋은 여름의 증거.
한 그릇의 깔깔한 맛으로,
나는 오늘도 더위를 건너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