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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울체육샘 Nov 21. 2024

탁수생 3탄

발사기 사용의 명암

탁구공 발사기라는 게 있다.

탁구대 맞은 편에 설치해두면

공이 날아와 언제든 혼자 연습할 수 있는 기계다.


리모컨 설정을 통하여

공의 깊이와 방향은 물론

스핀의 방향과 세기까지 조절이 가능하다.


개인적으로는 많이 사용해봤으나

수업에, 그것도 전면적 사용은 처음이다.

포핸드, 백핸드 스트로크 수행평가 모두 발사기를 사용한다.


장점은 명확하다.

일정한 공을 기계가 계속 뱉어낼 수 있으니

평가 시 교사가 공을 일일이 쳐주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평가를 기계로 보니

연습도 기계로 할 수 밖에 없다.


기계는 기껏 1~2대 뿐이라

모든 학생이 차례로 연습하다보면

1시간에 20~30구 밖에 칠 수 없는 것이다.


그래도 최선을 다해 활용해봤다.


단, 바로 사용할 수는 없다.

기계에서 날아오는 공은

아무리 쉽게 세팅을 해도

교사가 친절히 던져주는 공만큼 자상하지는 않다.

즉, C수준 이하 학생들은 기계에서 날아오는 공을 칠 수 없다.


A와 B수준 학생들은 단식 리그 경기를 진행했고

그 사이

C수준 이하 친구들을 데리고

체육 교사가 직접 공을 쳐주면서 스트로크의 기본기를익혔다. 4~5회차 정도.


그러면 C는 B로, D는 C로

아니면 최소한 C-, D+ 정도의 변화는 있다.


이쯤되면 기계를 돌려본다.

아이들은 스핀과 세기에 적잖게 당황하지만

‘일정하게 날아온다’, ‘예측이 가능하다’는

장점이자 단점 때문에

몇 번 경험해보면 발사기 다루는 요령을 익히게 된다.


이 요령을 익힌 후부터는 스트로크 평가가 너무 쉬워진다.


물론 일부 학생들은 끝까지 해맨다. 주로 수업 결손이 있는 아이들이다.


수업을 착실히 들었다면 어렵지 않다.


그렇게 탁구 스트로크 평가는

기분 좋은 평가가 되어버린다.


하지만 다시 테이블로 돌아오면 기분이 좋지 않다.


발사기에서 날아오는 공은 능숙하게 쳐서 보냈지만

정작 친구들과 랠리가 되지 않는 아이들이 꽤 생긴다.

탁구 평가는 만점이지만

정작 탁구 실력은 그게 아닌 것.


잘 치는 학생들에게는 어느정도 연습이 되었겠지만


낮은 수준의 학생들은

교사와 더

친구와 더

공을 주고 받았어야 했다.


탁구공 발사기의 명

일정하게 날아오는 공, 평가의 공정성 확보

스트로크 평가가 신속히 진행 됨

교사가 일일이 공을 쳐주지 않아도 됨

발사기 자체 경험

스핀량이 많은 공 경험


탁구공 발사기의 암

일정하게 날아오는 공, 단순한 기능 평가

친구들과 치는 공과 구질의 차이가 큼(학교 체육 수업 수준에서의 실제성이 떨어짐)

고장날 시에 연습, 평가에 문제가 생김


결론

발사기는 어느정도 수준있는 학생들이 연습하는 데 보조적으로 사용하면 좋음.


수준이 낮은 학생들도 경험 해볼 필요 있음.


수행평가에 전면적으로 사용하기 보다는

1개 영역에 한하여 사용할 만함.


탁구 수업의 주(主)는

친구들과의 랠리와 경기에 있음.


기본적으로


오래 랠리를 이어가는


마라톤 탁구(마라탁) 평가와


실제 경기력을 측정하는


단식리그, 복식리그 평가를 지향하는 게 맞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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