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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이 길이 되는 순간, 김종훈의 기록

표지 한 장이 선언이 되는 날이 있다.

표지 한 장이 선언이 되는 날이 있다.


“누구에게나 기회가 있고, 노력이 존중받고, 성공이 존경받는 세상.”
내가 붙든 이 한 문장은 화려한 구호가 아니라, 매일의 버팀으로 적어 내려간 생활 기록이었다.

어린 날, 도시락 반 칸을 더 나누던 시간에서 나는 첫 번째 수업을 받았다.
가난은 사랑을 모르는 얼굴이 아니라, 더 절실히 배우게 하는 교실이었다.
공장 사이렌에 맞춰 달리던 다리, 밤마다 페이지를 넘기던 눈, 울음을 삼키며 기술과 법, 말과 글을 쌓던 손.
그 파편들이 모여 한 문장을 만들었다.
“나는 포기 대신 증명을 택했다.”

증명은 거창한 말로 쓰이지 않았다.
지각하지 않기, 약속 어기지 않기, 내 몫의 일을 끝까지 버티기—작은 선택의 반복이었다.
불공정을 마주할 때, 나는 원망을 쌓는 대신 연대를 배우는 쪽을 택했다.
나의 성공과 우리의 공정은 서로의 뿌리였다. 한쪽이 마르면 다른 한쪽도 말라갔다.

나는 자주 스스로에게 묻는다.
“대리가 되기 위해 달릴 것인가, 대리가 필요 없는 사회를 함께 만들 것인가.”
직함을 쫓는 삶보다 모두의 상승을 도모하는 길이 더 멀고 더 느리지만, 그래서 더 오래 남는다.
억울함에 무너지지 않으려면 정직함이 방어막이 되어야 한다는 고집,
검찰 조사와 압수수색 사이에서도 공익을 놓지 않겠다는 다짐.
그 문장들은 영웅서사가 아니라 생활윤리였다.

나는 오늘도 교실과 현장, 밥상과 골목에서 작은 한 줄의 자서전을 쓴다.
아이들과 시민들과 동료 교사들 사이에 서서, 기회·노력·존경을 연결하는 문장을 더한다.
기회는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열리는 것,
존중은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쌓는 것,
성공은 자랑이 아니라 책임이라는 것을 잊지 않기 위해.

그래서 나에게 꿈은 목적지가 아니라 방향이다.
방향만 잃지 않으면 느려도 결국 도착한다.
그리고 혼자 걷는 속도보다, 함께 가는 방향이 더 중요하다.

오늘, 나와 당신이 각자의 자리에서 한 문장씩 더해 보자.
학급에서, 현장에서, 밥상에서.
그 문장들이 모이면 사회의 경사도는 조금씩 완만해지고,
한 사람의 이야기였던 꿈은 우리 모두의 길이 된다.



— 다움 김종훈 · 살뜻한 이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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