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무평정 잘받는 10가지 방법 (#2)

[1차 근무평정] 상급자가 좋아하는 것을 알고, 동참하기

by 사선에서

누구나 가까운 사람들이 있다. ‘가깝다’는 것은 물리적으로, 또 인간적으로 친밀하다는 의미를 포함한다.


1차 근무평정을 실시하는 관계를 보면, 대부분 서로가 물리적으로 가까운 사이인 경우가 많다. 매일 얼굴을 맞대고, 동질의 업무를 수행하며, 같은 사무실을 쓰는 경우도 흔하다. 부소대장과 소대장, 분대장과 부소대장, 행정보급관과 중대장, 실무장교와 작전과장 등, 출근부터 퇴근까지 하루 종일 마주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렇게 물리적으로 가까운 관계에서는 뜨거운 전우애로 뭉치기도 하고, 반대로 얼굴조차 보기 싫을 정도로 앙숙이 되기도 한다. 그래서 1차 평정은 ‘검의 양날’처럼 극명한 결과를 낳기도 한다.


어떤 이는 평정검증위원회에서 “너무 관대하다”는 지적을 받을 만큼 최고 점수를 주고, 반대로 어떤 이는 E등급을 남발해 “너무 인색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높은 점수를 받은 이는 장기복무 선발에 한발 더 가까워지고, 낮은 점수를 받은 이는 전역에 한발 더 다가서게 된다.


그렇다면 누가 1차 평정을 잘 받는 것일까? 몇 가지 사례를 들어보겠다.


A는 업무를 정말 잘했다. 누구보다 빠르게 출근해 열성적으로 일하고, 퇴근도 늦었다. 임무를 부여하면 전혀 신경쓸 필요가 없을 만큼 믿음직스러웠다. 그러나 정작 1차 평정권자인 나를 은연중에 무시하는 태도를 보였다. 의도했든 무의식이든, 혹은 본인은 전혀 그럴 생각이 없었더라도, 나는 이미 마음속에 결론을 내렸다. 시간이 지날수록 그 평가가 확고해졌다.


반면 B는 업무를 완벽히 수행하지는 못했다. 결과가 늘 만족스럽지는 않았고, 임무를 맡기면 계속 확인해야 해 짜증이 나기도 했다. 하지만 B는 나를 잘 따랐다.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궁금해하고, 때로는 존경의 눈빛으로 바라보기도 했다. 업무는 조금 부족해도 ‘충성심과 기여도’ 등 중요한 평가 항목에서 좋은 점수를 주게 되었다.


단순한 사례 같지만, 실제 경험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처럼 1차 평정에서는 평정권자와의 인간적 관계가 결정적이다. 사람은 누구나 무시받는 것을 싫어한다. 특히 상급자는 하급자에게 무시당하는 것을 견디지 못한다. 문제는, 하급자 입장에서도 상급자를 무시하고 싶은 순간이 종종 발생한다는 점이다. 상급자에게 지적받으면 기분이 나쁘고, 상급자가 내 의견을 무시하고 실패했을 때는 ‘내 말 안 듣더니 꼴 좋다’는 눈빛이 나도 모르게 나올 때도 있다.


그때가 가장 조심해야 할 순간이다. 상급자는 이미 “하급자가 나를 창피하게 만든다”고 느끼고, 하급자의 언행을 더욱 예민하게 본다. 하급자가 그런 생각이 없더라도, 한 번 형성된 ‘프레임’ 속에서는 이미 무시받는 듯한 느낌을 받기 쉽다.


따라서 업무 능력만큼이나 중요한 것은 상급자를 대하는 태도다. 그렇다고 해서 무조건 상급자에게 맞추는 ‘이중인격자’가 되라는 뜻은 아니다. 실제로 참모나 대대장 시절을 떠올리면, 겉으로만 충성스럽게 굴고 뒤로는 무시하는 부하들이 더러 있었다. 결국 그들은 모두 전역했다. 자업자득이라고 생각한다.


지금부터 상급자와의 관계를 좋게 만들 수 있는 실천적 방법 4가지를 소개하겠다.


첫번째, '상급자가 좋아하는 것을 알고, 동참하기'

심리학에서 ‘거울효과’라는 개념이 있다. 아기는 태어나자마자 엄마의 표정을 따라하며, 엄마도 아기를 보고 미소 짓는다. 이런 자연스러운 ‘동조’가 인간관계의 시작이다. 상급자가 좋아하는 것을 함께하려는 모습은, 상급자에게 큰 친근감을 준다.


상급자가 좋아하는 것을 알아보는 것은 어렵지 않다. 며칠만 관찰해 보면 금방 알 수 있다. “커피를 직접 그라인더로 갈아서 마시는구나.” “테니스를 즐기네.” “주말에 자전거 라이딩 코스를 검색하네.” 등, 우리가 무심히 지나친 정보 속에 상급자의 ‘취향’은 분명히 드러난다.


상급자의 관심사를 알았다면, 그것을 조금이라도 공부해 보라. 예를 들어 커피를 좋아한다면, 어떤 원두를 어떻게 볶고, 어떤 온도로 추출해야 하는지, 관련 도구는 무엇이 있는지를 알아보는 것이다. 이렇게 준비가 되었다면 상급자에게 자연스럽게 말을 걸어보자.


“소대장님, 커피 향이 정말 좋습니다. 혹시 어디서 사시는지 여쭤봐도 될까요?”

“다크로스트와 미디엄로스트의 차이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상급자는 ‘제법인데?’라는 반응을 보일 것이다. 며칠간의 대화와 관심이 쌓이면, 결국 한 잔을 나누며 동지애가 싹튼다. 그렇게 시작된 ‘관계’는 작은 실수도 넓게 이해해 주는 울타리가 된다. “부소대장이 일을 잘해?”라고 물으면, “그렇다”고 답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나와 동지’이기 때문이다.


비단 커피뿐만 아니라, 테니스, 독서, 등산 등 어떤 관심사든 마찬가지다. 이렇게 1차 상급자의 관심사를 공유하고 대화로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 ‘1차 평정을 잘 받는 비결’이다.


마지막으로 실제 사례를 하나 소개하며 정리하겠다.


대대장시절 A중대장은 평소 업무를 잘 수행하지 못해 신뢰를 주지 못했다. 어느 휴일, 대대에서 책을 읽던 중 A중대장이 당직사령으로서 보고차 대대장실로 들어왔다. 잠시 대화를 나누고 커피를 마시며, 중대장이 내 책에 대해 물었다.


“대대장님, 그 책 재미있게 읽고 계십니까?”


“그래. 너도 읽어봤나?”


“네, 0000 분야가 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래? 그럼 XXXX 부분은 어떻게 생각하나?”


“저는 공감할 수 없었지만, 좋은 시각이라고 생각합니다. 대대장님께서는 이 책을 다 읽으시면 B라는 책도 꼭 읽어 보시길 추천드립니다. 서로 비교하면 정말 재미있습니다. 필요하시면 제 책을 빌려드리겠습니다.”


나는 'A중대장이 책을 많이 읽는구나?' 라고 생각했다. 당시 나는 책을 아주 많이 읽고 있는 상태였고 독서를 좋아하는 이들에 대해 호감을 느끼고 있는 상태였다. A중대장이 말했다.


“대대장님 책 읽는 모습이 멋있습니다”.


그 뒤로 어떻게 되었는지는, 여러분의 상상에 맡기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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