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젠가 귤값이 천정부지더니 오늘은 마트에서 아예 자취를 감추었따. 나가지도 않는거 갖다놓고 썩히느니 안 놓겠다는건지...
올 겨울 제주도에 눈이 많이 와서 그렇다는데, 하기사 이 더운 겨울 눈은 자주 본듯하다.
서너번, 결빙된 도로를 거북이 걸음으로 걸었던 기억이난다.
이겨울 덥긴 했지만 그래도 눈이 많아 그 나름 상쇄된 느낌이다.
없는 귤은 포기하고 대신 행사제품인 제로콜라 두병을 사서 돌아왔다. 오는길은 걷기가 싫어서 버스를 탔고 내리자마자 콜라를 개봉해 흡입하며 들어왔다.
그렇게 들어오는데 우리 동 가까운 후문 오르막에 초로의 남자가 술이 취해 (둘러싼 인파에 의하면) 쓰러져있었다. 119를 불러야 하나 생각하는데 누군가 지인이라며 전화를 어딘가로 거는걸 보고 그냥 올라왔다부디 별일 없길 바랄뿐이다.
이렇게 한시간 남짓한 저녁무렵, 나는 많은 일을 겪었다. 귤없는 마트, 행사중인 제로콜라, 쓰러진 초로의 남자, 정릉의 맑은 밤하늘...
거의 매일 되풀이 되는 루틴이어도 오늘은 조금은 색다르게 느껴진건 마음에 스며든 또다른 슬픔때문일까?
gate pic from goog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