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 겨울답지 못하다고 놀려댔더니 이녀석이 곱게 가지 않고 심통을 부리고 있다.
아까 걸으러 나갔는데 두툼한 패딩이 덥지 않았고 장갑 끼지 않은 손이 시렸다.
그래도 뒤늦게나마 동장군이 제 몫을 하고 떠나니 대견한 마음도 있다.
살짝 왔다 금세 가버리는 봄에 비하면 그래도 이 겨울, 뚝심이 느껴진다. 비록 1월 중순에 영상10도를 기록하는 주책을 부리긴 했지만.
명절 추위려니 한다. 마음고프고 돈고픈 사람들을 대변하는.
이번에 낼 '독서에세이' 정리하다 로맹가리 '벽' 부분을 다시 읽으며 마치 요즘 같다는 생각이 든다. 한해를 마무리하는 따스해야 할 시점에 음지에서 돈없고 사랑없고 외로워서 힘들어하는, 고통받는 사람들의 이야기.
멀리서 찾을 것도 없지만.
그래도, 이렇게 침대에 무릎 세우고 앉아 컴이라도 할 정도의 여유가 있으니 다행이다.
내가 말하는 여유란, 추울때 보일러 한두번 올리고 냉장고 열면 제로콜라 몇병 들어있는 그런 정도를 말한다.
이럴때 나보다 힘든 이들을 챙기는 마음, 그것이 진정한 여윤데 언제나 그런 여유가 생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