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단상

쓰레기를 버리는 또다른 방법

by 박순영

예전엔 이불 한채 버리는데 2000이더니 오늘은 4000이라고 했다. 게다가 담당 경비원도 없고 해서 그냥 정문 경비원의 도움을 받아 버렸다. 이불...예전에 이불에 폭 빠져 온집안에 이불산을 만들고 산적이 있다. 그때 왜 그랬는지. 아마도 정신이상이...

지금, 그 상황이 이상하게 여겨지는걸 보면 지금은 제 정신인듯하다.


google

그리고 베란다까지 나가있는 책꾸러미를 하염없이 바라보다 책장 맨 하단에 예전 아이들 가르치던 코팅 자료들이 많아서 그걸 일반 쓰레기봉투에 욱여넣었는데 다 안 들어가서 잠시 고민, 그러다 가위로 토막을 내서 버리기로 하였다. 그렇게 한참 가위질 끝에 양손에 음식물 쓰레기까지 도합 너댓개 쓰레기꾸러미를 버리러 나갔더니 지켜보던 경비원이 수상하게 여기며 다가왔다.

도둑이 제 발 저려 "뭐 이상 있나요?"했더니 "됐습니다"하고 그가 떨떠름한 표정을 지었다 . 빨리 현장을 벗어나야 한다는 생각에 비맞으며 서둘러 지하차도로 진입, 엘리베이터에 올랐다.


이 나쁜 머리로 코팅자료를 가위질 해서 버린건 내가 생각해도 참으로 신기하다.

거의 30년 묵은 자료를 싹둑싹둑 잘라 쓰레기봉투에 넣는데 아쉬움은 커녕 후련하다못해 쾌재를 부를 지경이었다. 묵은 감정, 받아온 상처들도 이렇게 가위질해서 종량제 봉투에 넣어 버리고 갈 참이다. 못버릴 건 없다.. 결정과정의 힘듦이 있어서 그렇지 버리려고 하면 충분히 버릴수있다.




누구에게나, 어떤 상황이었건 20대 초반의 시기는 생의 황금기였다. 그 시기를 공유했다는 건 일종의 축복이라 여기며 선희는 해경과의 만남을 기대한다. 그리고는 해경이 좋아하는 모카케익을 사들고 택시에 오른다. 뒤에서는 아빠에게 안긴 딸 정아가 그 작고 통통하 손으로 손을 흔들어보인다.-페이크




이수경, 서른 두살, 영상번역가.

형사 민우는 수경이란 여자가 딱히 살해당할 원인을 찾지 못하고 실족사한 것 같다고 판단한다. 하지만 그녀가 떨어지면서까지 꼭 껴안고 있는 저 택배 상자가 마음에 걸린다.

수경은 이미 사후경직이 일어나 그녀와 택배 상자를 분리하는 건 쉽지가 않았다. 죽은 그녀의 품에서 간신히 택배ㅍ상자를 떼어내 열어보자, 남자 구두 한켤레가 가지런히 들어있다. 불에 그을린 브라운색 옥스퍼드화였다.-나비의집




"얼른 하자"라며 여정이 예의 다이빙 실력을 발휘해 멋지게 입수를 한다. 그 모습이 마치 한마리 인어같다고 은희는 생각한다. 그리고는 여정처럼은 아니어도 비슷하게 흉내를 내면서 은희도 물에 뛰어든다. 그렇게 서툴지만 앞으로 나아가기는 하는 자유형으로 그녀가 꽤 수심이 깊은 곳까지 왔을 때 옆에서 은희를 잡아주던 여정의 손이 떨어져 나갔다. 당황한 은희는 발버둥치며 물 깊이 가라 앉았고 그 순간 은희는 분명히 보았다. 물 밖 여정의 입가에 번지던 미소를.

"여정아...여정..."하다 은희는 의식을 잃고 만다. -악의


홍보페이크.png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바람은 불어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