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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순영 Jun 11. 2024

한때는 나도...

관이란 어쩔수가 없나보다. 서비스정신 1도 없는. 의뢰인이 좀 버벅거릴수도 있지, 거기다 무안주고.

오래된 주민증을 내보이고 서류를 떼달라고 하였더니

"주민등록증 바꾸셔야겠어용"

"네..'"

 "5000원..."

"지금 할시간이. 이사가는데요?"

"지금 하라는게 아니구요!"

더 말해봤자 더  구박만 당할거 같아 입을 다물었다.

예전엔 안그러던 사람들이 더위를 먹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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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단지 문방구에 들려 비닐 서류봉투를 몇장 사면서  마지막 인사를 하였다.

"좋은데로 가나?"

"아뇨...멀리 파주"

"아니, 넓혀가냐고"

"네, 넓히긴 했어요"

"왜 가지?"

"제가 출판을 하거든요"

"아...그럼 뭐"

"실은 돈 없어서"

(남자, 웃는다)

이 문구점은 안 간지 몇년 됐다. 그때 뭔 일이 있었다. 그런데 떠날때가 되고나니, 그런 안좋은 기억도 희석되고, 머리가 하얀 사장님을 보면 예전 엄마 생각도 나고, 해서 인사를 하게 되었다.


요즘 오프라인 문구점 보기가 힘든데 노인이 용케 오래도 버틴다는 생각이 든다.

언젠가 뉴스를 보니, 초등학교 앞 문구점 성황도 옛말, 하루에 만원도 벌기 힘들다,라는게 떴던거 같은데,

부디 여기 사장님은 한참 더 끌어가셨으면 한다.

나도 한때는, 먹고 살만 하면 소일거리로 문구점을 하나 낼까 했는데, 괜히 월세만 나갈거 같아 일단 보류하였다. 만약 더 나이들어 만약 언니 곁(청주)에 라도 가게 되면 둘이 같이 하자고 할지도 모른다...ㅎ매일 구박받으면서..


오늘 서울기온이 31도 라는데, 지인과 짐좀 정리하고 그냥 에어컨 틀고 해질때까지 집안에서 놀아야겠다. 안그래도 놀러오듯이 오는 사람이니...


ps.죽어도 해지를 안해주려는 케이블/인터넷 회사에 이미 이사지에 설치했다고 뻥쳐서 해지접수 했다. 꼭  오버하게 만든다니까...어떻게 보면 짠하기도 하다. 이거 몇푼 된다고 생계를 위해 안놔주는걸 보면...



대학시절, 어느날 집에 갔는데 부모님이 아직 퇴근전이라 혼자 방에 들어가기 싫어

장독대에 올라 날이 저물길 기다리던 기억이 납니다...빈촌에 내리는 어둠은 참으로 쓸쓸했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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