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단상

헤실이의 아침

by 박순영

웬일로 어제 납본한 전자책 네권이 단번에 승인이 났다. 국립중앙도서관 마귀할멈들이 갑자기 착해진듯 하다. 해서 방금 보상출력서 스캔, 이메일로 보내고, 전자계산서도 발행하였다.

살다보니 별일이 다 있다. 이래놓고 다음에 할땐 또 까먹고 빠트려서 지적, 수정, 반려될수 있다...ㅎ차라리 이렇게 찍히고 사는게 좋을때도 있다.



어제 집 보러 와서는, 천장 몰딩이 뜨네, 벽지가 어떻네...

노인들만 아니었어도 한마디 해줄걸, 꾹 참았다. 남의집에 와서 품평회를 하나...헐.

이 집이 나와 인연이 깊디 깊은거 같다. 나중에 주말이나 세컨 하우스가 될듯 하다. 그 전에 내가 아사하지 않는다면.

google


오늘아침 기사를 보고, 저정도면 자진하야를 해도 모자랄판에 탈당정도에서 마무리짓겠다는 말에 부아가 치밀었지만 댓글은 '최대한 국민이 스트레스 덜 받게 처리하라'고 썼다. 개인사만도 다들 벅찬데 나라의 수장이 장난차원의 계엄을 선포하는 나라도 지구상에 유일할 거 같다. 만약 어린아이가 그랬더라면 종아리에서 피가 날 정도로 때려줄텐데...시간이 빨리 가기만을 바란다.


어제 난생처음 사재기라는 걸 해보았다. 지금도 3박스가 추가로 도착했다는 문자가 떴다.

아침 내내 라면, 물, 당근케익, 수박,....잔뜩 꺼내놓았다. 먹고 죽자는 마음에...살다보니 내가 이런일을 다 한다는 자괴감과 누구처럼 블랙 코미디를 한다는 느낌이 겹쳐 헤실헤실 웃음이 나온다.






화창한 봄날, 난 구름다리 난간에 몸을 기댄 채 정면의 개나리 숲을 보고 있었다. 그러면서 오른쪽으로 눈을 조금씩 돌리는 중이었다. 그곳에 서 있는 한 여성 때문이었다. 그녀가 누구인지는 이미 알고 있었다. 대학 시절 같은 과 후배이자 나의 짝사랑이었다. 난 그녀를 계속 훔쳐봤다. 고개를 정면으로 향한 채 눈알만 그녀를 향해 계속 돌려댔다. 부드러운 미풍이 그녀의 긴 생머리와 하얀 시폰 원피스의 옷자락을 느리게 흔들기 시작했다. 그와 동시에 옷소매와 치맛단에 있는 작은 황금색 무늬들이 햇빛에 일제히 반짝였다.-본문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납본의 묘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