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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단상

햇살

by 박순영

어제 부동산이 데리고 온 남자분이 맨 처음 욕실 천장을 보더니 다른 방도 죄다 천장을 조사???했다.

그러더니 '아구, 누수네'라고.

내가 천장까지 보고 이 집을 샀을리는 없는거고, 가끔 천장 욕실 도배 맞물리는 부분이 노랗게 색이 바랜걸 보고는 도배는 언젠가 해야겠다, 생각은 하고 있었다. 손님이 그러니 중개인도 맥이 빠져 더는 중개 안하려고 하는데,

'향이 어떻게 되죠?' 그가 물었다.

'정남향'

그뒤로는 조금 마음이 동했는지 넓고 풍광좋은 앞베란다를 감상하더니 방을 하나씩 다시 돌아보았다.

'관리실에 얘기해서 윗집 수리시키면 돼요'라는 중개인의 말에

'일단 와보라고는 할게요'라고 그닥 팔 마음이 없는 사람처럼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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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하면 어디로 가세요?'그가 또 물어왔고

'지금은 원룸이나 소형 오피스텔 생각중..'

그러자 남자의 눈빛이 달라지더니

'그럼 장이랑 에어컨이랑 다 놓고 가겠네'

'그건 최정 결정나면...'

'에어컨 자꾸 붙였다 뗐다 하면 집도 망가지고 돈도 들고'

오히려 그때부터는 남자가 매달리는 형상이 되었다.


건축 관리 일을 한다고 했다.

아구, 임자 제대로 만났다 했다.

아직 결정은 안났지만 남자가 지금 문산에 세들어 사는데 세컨 하우스를 보고 있다고 해서.

만약 내가 정말 소형으로 옮겨서 이 짐들을 죄다 처분해야 하면 거의 다 놓고가는 방법도 생각중이다...

대신 집 겂 네고 없이.

에어컨만 인건비 돈 100을 들였는데 음...

안그래도 해오던 생각이고 이사와서 90%를 새로 들인 가구 전자라 아깝긴 하다.


내 윗 가격이 2000이나 높으니 그가 할수도 있다.

비트코인 종잣돈 돌려주러 온 친구가 옆에서 거들기도 했고.



그렇게 어제는 돈 500이 들어왔고 기념하는 의미로 프로방스 진입에 있는 두부집에 가서 청국장, 비지를 시켜 친구와 서로 나눠 먹었는데 꿀맛이었다.

며칠 계속 고전하더니, 어제 잠시 햇살이 비춘 그런 날이었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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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종이 .


3류는 단편집이고 가브리엘은 경장편이예요.

특히 가브리엘은 방송환경에서 싹트는 사랑과 갈등을 그린 운명이 가미된 러브스토립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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