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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순영 May 01. 2023

가시나무새

80년대 중반무렵이었던걸로 기억된다. 호주 여배우 레이첼 워드가 주연했던 콜린 맥컬로우 원작의 드라마 <가시나무새>가 한국에서 방영된 시기가...


나는 <모래시계>를 본적이 없지만, 아마도 그에 필적하는 인기몰이를 했던 것으로  기억난다. 

성직자와 일반여성의 사랑이라는 파격적인 소재에 드라마틱하게 전개되는 정교한 극본, 그리고 환상적 합을 이루던  남녀주연배우들의 아름답던 모습이 생생하다.



지금 검색해보니, 가시나무새는' 가시가 뾰족뾰족 돋아있는 나무를 찾아 평생 날아다니다 그걸 발견하면 곧바로 그 나무로 돌진해 가시에 찔려죽는 새'라고 나왔다. 즉, 고통을 자처하는 새라는 얘기다.


신부 랄프에 대한 사랑을 끊지 못하고 결국 그의 아기까지 낳게 되는 메기의 사랑이 그렇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좀더 찾아보니, 내 기억에는 없지만, 랄프와 그의 아들이 교통사고로 죽는다고 나와있다. 보고도 기억을 못하는건지 ..



사랑이란게 이렇게까지 처연해질수 있구나 싶었다. 메기가 랄프에게 지쳐 오기로 마음에도 없는 남자와 결혼까지 하는걸 보면서 사랑의 자학성도 알게 되었다. 참고로 레이첼 워드는 이 남편 역의 배우와 결혼한걸로 안다.


사랑이 반드시 만인의 축복과 허락을 받을 필요가 없다는걸 여실히 보여준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사랑이야말로 가장 개인적이며 내밀해야 함을 일깨웠다.이후 나는 맥컬로우의 또다른 소설을 읽었지만 역시 <가시나무새>를 따라잡지는 못했다.


언젠가 TV에서 맥컬로우의 작업실을 보여준 적이 있는데 바다한가운데 위치한 그 작업실에서 족히 100kg은 넘어보이는 거구의 그녀가 타이프라이팅 하는 걸 보며 의외라는 느낌을 받았다. 호리호리하고 연약할줄 알았던 작가의 모습과는 너무나 다른걸 보면서, 저런 거구이기에 거기서 나오는 힘 덕에 어쩌면 대하 로망이 가능했을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러면서   남편과  단둘이 그 작업실에서 사랑을 나누고 글을 쓰는 그녀의 삶을 조금은 동경하기도 했던 듯하다.


지금 비록 나는 그 둘 다가 없지만  언젠가 호수 어딘가에 자그만 작업실을, 그리고 함께 할 동행을 하나 구하게 될것임을 믿는다.


기회가 된다면 또한번 보고 싶은 명작이다 .  the thorn birds.


작가 콜린 맥컬로우 1937-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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