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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순영

요즘 틈틈이 e-book으로 내려받은 하루키 인터뷰집을 읽고 있는데 그중 이런 구절이 나온다. '장편을 쓰고나면 반미치광이가 돼버린다."


그 구절을 읽으며 한 지인이 떠올랐다. 그역시 장편위주의 글을 쓰는 작간데 멘탈에 문제가 있는지, 도움을 요청해서 도와주면 왜 자길 도왔냐고 물어온다. 처음엔 그런 그를 '기인'정도로 여겨 걸러내지 않았는데 이런 일이 반복되다보니 이젠 관계의 거름망을 작동시켜야 할것 같다.



사람을 해쳐야만 소시오패스가 아니다. 정서적 학대와 조롱 역시 소시오패스적 행위다. 도와주고 나면 자기 혼자 다 한것처럼 으스대고 불리해지면 책임을 전가하고 그야말로 달면 삼키고 쓰면 뱉어버리는...요약하면 '배은망덕'의 표본 같은 사람이다.


글쓰기는 그 어떤 형태의 결과물이 나오든 휴머니즘에 관한 것이고 그것이 결여된 세상에 절망하는 이야긴데, 정작 글을 쓴다는 이가 소시오패스적 행동을 서슴지 않는다면 그들로 인해 '작가군'전체가 욕을 먹을건 자명한 일이다. 즉 '작가=허위의식'이란 등식이 성립하게 된다.



얼마전 그로부터 공동집필 제안을 받았고 만약 응한다면 일정부분 내게 득이 된다는건 알지만 그의 인성을 견뎌낼 자신이 없다. 이 경우라면 돈을 포기하는게 맞다는 생각이 든다.


관계의 기본은 이퀄함인데 실상은 그렇지 못한 경우가 더 많아보인다. 어떻게든 내가 주도권을 쥐고 상대를 마음대로 조종하고 부릴수 있는 관계를 더 원하는 것 같다.



공동작업.

그것도 어느정도 기본이 된 사람과 하는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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