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단상

무지개

by 박순영

오늘 분리배출요일이라 방금 집안 가득했던 쓰레기를 버리고 왔다.

지난주는 이것저것 택배도 많이 시키고 밀키트까지 시켜 쓰레기가 가득했다.


저걸 어떻게 다 들고 나가나, 하면서도 양손을 다 써 들고 끌고 하면서

수거장까지 갔다.

나가서도 그자리에서 재분리하고 그렇게 버리고 돌아서니 여간 후련한게 아니다.



쓰레기란 참으로 고마운 것이다.

그것에 얽힌 사연 전체가 사라져주니..


그것들이 내게 올 때는 나름대로 기대감도 환상도 품었을텐데

그런 일체의 것을 다 가져가주니 내 마음엔 남는게 없다.

더이상 기대도 실망도 기다림도 없어진다...



다 된줄 알았던 일이 틀어져 어제 내내 마음이 무거웠는데

오늘아침 쓰레기를 처리하고나자 한결 홀가분해진다.

어차피 안될건 안되는것이니 이참에 털고 가기로 한다.


어제 뇌우를 동반한 폭우끝에

오늘 환한 하늘이 드러났다.

이제 내 안에 무지개가 뜰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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