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단상

어제를 동여맨...

by 박순영

'어제를 동여맨 편지를 받았다'라는

황동규의 시를 꽤나 좋아한적이 있다.

물론 지금도 좋아하지만...


소담스레 내리는 눈을 묘사했던 내용인데

어제 오늘기온으로 봐서는

조만간 첫눈이 오지싶다.


해서, 어제 걷고 와서

옷장냄새가 퀘퀘하게 밴

털 실내복을 꺼내입고는

곰순이처럼 돌아다니고 있다.


아직은 조금 덥다는 느낌이지만

전처럼 나시에 셔츠 하나 걸치면

확연히 춥다.


나에게도 동여맬 '어제'라는게

존재할까 문득 그런 의문이 든다.


지금이야 시간이 얼마 흐르지 않아서

곱고 아름답게 기억되지 않을지 모른다.


아무리 험한 일도 지나고나면

아련하고 그리운 구석이 생기기 마련이니,

그날을 위해,

조금은 느긋이 기다려 보려 한다.


내 마음의 뒤엉킨 세포들이

모두 제자리를 찾아갈 즈음

지난간 일을 되짚어볼수 있고

새롭게 열리는 시간속으로

걸어들어갈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현재를 즐기라 seize the day'라는 말도 있지만

나는 조금은 나중을 위해

오늘의 고단함을 견뎌보려 한다.


이제 많이 둔탁해진

지난번 이별도

어지러운 집문제도

스스로가 풀려나갈 시간이 올것이라

생각한다.



눈거리.jpg



(102) Le premier bonheur du jour - Françoise Hardy - French and English subtitles.mp4 - YouTub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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