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퇴고하면 보이는 것들.

by 몽접

글을 쓰고 고치기를 여러 번 초창기 브런치를 할 때는 글을 정말 남발했다는 동사를 써야 한다. 지금도 다르지 않다. 다른 점이라면 퇴고를 그때보다는 더 많이 한다. 처음에는 퇴고를 할 때 잘해야 맞춤법 정도 했다. 그런데 지금은 퇴고하면 글이 주제와 맞는가를 제일 먼저 생각하고, 하고 싶은 이야기를 글에 녹이다 보니 다른 이야기가 들어가서 잡설이 들어가는 이야기는 삭제를 하고 그 자리에 다시 이야기가 들어간다.


처음 네이버 블로그에서 글을 쓰다가 운이 좋아서 글을 좋아하는 분과 합평하기 시작했다. 어찌어찌 일 년을 이끌어가다가 인터넷에서 만나는 글로 오해가 쌓이다 보니 실제로 한 번 만나자고 해서 차 한잔 나눌 기회가 있었다. 그때 이야기를 하다가 나보다 훨씬 오래 글을 쓰신 분이다 보니 나에게 아주 조심스럽게 이야기를 해 주신 내용이 '퇴고' 이야기해 주셨다.

"다른 내용은 좋은데 퇴고를 부탁드려도 될까요? " 나는 잠시 멈칫했고 "글이 밖으로 나갈까요?"라고 했더니 "아뇨, 그렇지는 않은데 너무 꾸밈이 많고 때로는 주제에서 벗어난 이야기가 많다고 느껴집니다" 죄송했다.

너무 민폐라 합평을 하지 않겠다고 했더니 그분은 다 경험이라고 하셨고 결국은 오래가지 못한 이유가 있어서 지금은 합평을 하지 않고 있다. 그때도 퇴고는 중요했고 지금은 정말 중요한데 퇴고를 하면서 보이는 것들이 역시 변하지 않은 스타일이라고 하는 것들이 불편하다.


1. 나라는 단어를 너무 많이 쓴다.

나라는 단어를 쓸 필요가 없다. 주어에 대한 남발이 많아서 이걸 고쳐야 하는데 힘들다. 일기를 쓸 때도 나라는 주어를 많이 써서 쓸 때마다 고쳐야지 하는데 쉽지가 않다. 그래서 늘 밑에는 '나'라는 주어를 남발하지 말자,라고 코멘트를 쓰지만 늘 나는 남발한다.


2. 대화체를 많이 쓴다.

대화체를 많이 써서 때로는 글이 서사적이며 담담해야 하는데 대화체를 많이 쓰다 보니 에세이가 가져야 하는 객관적인 성격을 흐리는 경우가 있다. 아니 많은 것 같다. 글을 꾸준히 보면 대화체를 정말 많이 쓴다. 처음에는 신선하다고 생각을 했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다. 지금은 많이 줄이려고 한다. 결국 에세이도 설득이라고 생각한다. 이 생각을 하게 된 건 최근 많은 작가들의 에세이를 읽으면서 내가 내린 결론이다.


3. 에세이도 설득이자 감동이다.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착각한 내용인데 에세이는 매우 내밀한 작품이다. 소설과는 결이 다른 게 자신이 경험한 것들 그리고 생각한 것들 이렇게 저렇게 적은 글들인데 처음에는 에세이가 가지는 게 편리함이 아닌가? 생각했는데 지금은 에세이도 설득이다라는 생각하고 있다. 어떤 에세이 책을 읽었는데 힘이 없고 필력이 떨어진다는 생각이 든다면 그건 작가의 잘못은 아니지만 나와 결이 달라서 일 수 있고 혹은 내용을 공유하지 못해서일 수 있지만 어쨌든 어떤 작품이든 설득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을 한다.

그래서 최근 에세이에도 매우 깐깐하겐 생각하게 되었다.


4. ~의

조사에 대한 표현을 너무 많이 써서 줄여야 하는데 습관이 되어 정말 힘들다. 책을 읽었으면서도 고치지 못한다는 건 정말 치명적이다. 그래서 글을 읽으면서 ~의에 대해서는 고치고 고친다. 일본식 표현들이 많으면 국문과를 나았으면서 이렇게 밖에 안 되는 글에 한숨이 나온다.

아무리 많은 책을 읽어도 내가 배우지 못한다면 시간을 버린 셈. 그러다 스스로 퇴고를 하면서도 보이지 않는 스스로의 실수가 또 발간을 하게 되고 악순환에 고리는 글에 대한 순수성을 훼손하게 된다.


5. 인생도 퇴고가 가능한가요?

퇴고하면서 느끼는 게 인생도 퇴고가 가능한가?라는 질문을 한다. 가끔 돌리고 싶은 시간 그리고 돌리면 행복해지는 순간이 있다. 그 시간을 글로 남기는데 그때는 지나고 이제는 마음에 남기고 있는 사건들이 지금을 살아가는 힘이 되어 있으니 인생도 퇴고가 되는가? 를 생각하면 역시 글은 힘이 세다라는 생각을 한다.


완벽한 인간은 없지만 정성을 쏟아서 퇴고를 하면 보이고 보인다. 지금 글도 또 퇴고를 하고 퇴고를 해서 올리지만 또 부족하다. 그래서 생각한다. 끝없는 퇴고는 글쓰기를 기르는 힘이라는 건 변함없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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