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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몽접 Feb 02. 2023

왜 이렇게 주세요?

그렇다, 얼마 전 편의점 아르바이트생에게 들었다. 사건은 이렇다. 내가 산 음료수가. 1+1이었다. 난 그럼 보통 아르바이트생에게 없는 용기 있는 용기 다 내서 "혹시 이 음료수 좋아하세요?"라고 물어본다. 나를 자주 본 아르바이트생이면 여자의 경우는 웃으며 "네"를 하는 경우가 다수이고 남자 아르바이트생이면 나를 본다. 


그리고 뭐라고 말을 해야 할지 몰라서 "어.." 한다. 그럼 여자의 경우는 "맛있게 드세요"라고 말하고 남자의 경우는"전 괜찮더라고요, 드셔보세요"라고 한다. 그렇게 나의 1+1의 이용이다. 하나 더 먹으면 맛은 있다. 아끼기도 하고 하지만 난 내 아르바이트 시절을 생각하면 그때 받았던 아저씨 아주머니들의 선물 같은 음료수가 생각나서 나도 돌려주고 싶어서 그렇게라도 생색을 내는 것이다. 


며칠 전 앞면이 있는 남자 아르바이트생이 있었다. 실내 편의점에는 나와 그 아르바이트생 밖에 없었다. 익숙한 분위기에 난 음료를 고르고 역시나 할인 행사 제품이었다. 난 그러려고 산 제품이 아니었는데 하나를 가져가니 "할인 상품이세요"라고 말을 해서 알았다. 다시 가서 하나 더 가져왔다. 그렇게 바코드를 찍고 하나를 더 가지게 된 내 물건에 나는 "음료수 드세요"라고 말을 했다. 


그리고 이어진 질문 "왜 이렇게 주세요?" 갑자기 훅 들어오는 질문에 난 뭐라고 답을 해야 할지 몰라서 "혹시.. 기분이 나쁘셨다면 죄송합니다.."라고 말을 하자 남자 아르바이트생은 손을 저으며 "아뇨 전혀요 그게 아니라 대부분의 손님들은 그냥 가져가시는데 손님은 자꾸 주시니까 왜 그러시는지 궁금해서요" 난 그제야 뜻을 알고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가슴을 쓸어내리고 "어.. 제가 20대에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했는데 그때 받은 음료수가 정말 좋더라고요. 아시잖아요. 막상 일하면 그 음료수 맛있다는 거, 그래서 전 그때가 생각나서 같이 먹자 그런 취지.. 저 그냥 그런 거예요" 이렇게 말하고 나니 내 고백록이 되었다.


남자 아르바이트생은 지금 취업 준비를 하고 있는데 이력서만 100장을 넣었는데 다 탈락이라 집에 눈치가 보여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하는데 편의점 점주님의 배려로 잠깐씩 공부를 하고 있다고 했다. 하긴 점주님도 좋은 이웃이다. 난 힘을 내라고 이야기하며 나때의 이야기를 하며 어려웠던 편의점 알바의 이야기를 하며 훈훈한 이야기를 풀어냈다.


서로 박수를 치며 "그러셨구나, 그거 뭔지 알 거 같아요" 우리는 맘이 통해서 순간 웃음을 참지 못하고 진상 손님들에 대한 랭크를 정하며 이야기를 하는데 점주님이 들어오셨다.

그때 남자 아르바이트생이 "저 이거 손님이 선물로 주셨어요"

점주님은 "아이고 또 주셨네요" 하면서 감사하시다며 인사를 또 하셨다.

난 늘 가까이 있는 이웃이 있어서 감사하다며 그렇게 인사를 마치고 나왔다.


갑자기 훅 들어오는 그 질문에 당황했지만 그때 그 시절을 견딜 수 있었던 건 가끔씩 힘내라는 어른들의 말과 지나가며 주셨던 음료수를 먹으며 공부를 했던 그 시절이 지금도 다르지 않은 듯해서 1+1을 이렇게 사용하고 있다. 가끔 1+1이 아니라도 그냥 사서 드리기도 한다. 예를 들면 명절이다. 그래서 인사를 드리면 감사하다고 인사를 하는데 어떤 사람은 오지랖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난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진심이니까.


난 부자는 아니다. 하지만 나누며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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