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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몽접 Sep 26. 2023

마흔에 공부를 하며 느낀 점

공부가 참 달다.

마흔에 공부를 하며 일과 병행을 하다 보니 정신없이 지내고 있다. 주말은 없고 가을이 왔다는 것도 내 옷이 두꺼워지면서 알게 되었다. 사람들은 왜 지금에서야 공부를 하냐고 묻는다면 여기에 있는 사람들은 거의 다 박사과정을 마쳐서 난 늦게 시작을 하는 셈이다. 그래서 언젠가는 해야지 했는데 이제야 하는 거라, 늦은 감은 있지만 정말 열심히 하고 있다.


대학 때 정말 열심히 공부를 했다. 문학을 이해하려고 하면 단순히 문학을 위한 뭔가가 하나만 필요한 것은 아니라고 느꼈다. 그래서 복수전공으로 신문방송학을 선택하면서 나 스스로 어려운 길을 선택했고 교양과목 대신에 거의 전공과목을 들으며 굵은 땀을 흘렸다. 방학이면 서초동 국립도서관에 가서 논문 예약제 시스템을 걸어서 확인을 했고 젊은 날에 공부를 하지 못하면 다음은 없다고 생각해서 대학원을 들어가서도 난 달라지지 않았다. 열심히,라는 단어는 결국 뭔가 내가 성과를 내야 한다는 결국 논문이나 기타 학술이나 여러 가지 어려운 허들을 넘어야 한다는 이야기였지만 정말 재미있게 살았다.


사람들은 내게 공부가 적성이라고 말을 했다. 하긴 아주 치기 어린 시절에는 학자가 꿈이었다. 대학교수가 아니라 정말 그냥 공부만 하는 사람이 꿈이었다면 사람들은 아마 정말이냐고 묻겠지만 그랬다. 그래서 내 노년에 모습은 책상에서 공부하다 죽는 모습을 그렸다. 성실하게 공부하다가 어쩌다 역사도 경제도 동아리에 껴서 눈너머로 공부를 하면서 희열을 느끼면서 공부를 이렇게 즐길 수 있다면 해외 유학도 생각을 안 한 건 아니다. 하지만 먹고살아야 하고 언제까지 공부만 할 수 없기에 접었다.


지금 내가 하고 있는 공부를 하면서 20대와 다른 점이 이라면 20대에는 나만 보고 걸었다. 페이퍼를 써도 내가 가장 잘 썼으면 하는 부분이었다면 지금은 '조화'이다. 같이라는 '함께'를 구현하고 있다. 나이가 들어서인지 치기 어린 친구들을 보면 이해를 한다. 그러나 조급하게 달려가서 깨지는 경우를 보면 안타까워지는 경우도 있지만 그것도 경험이다라는 생각에 속으로 덮는다.


두 번째는 완벽함에 나 자신을 더 점수를 둔다. 20대에 대학원은 완벽함도 있었겠지만 다양성에 대해서 생각을 많이 했다. 예를 들면 시를 한 편 평론을 한다면 그 시에 대한 평론이 미술과 콜라보를 한다거나 다른 건축 공학이나 경제나 사회 과학을 통한 시 읽기 등 다양한 접합점을 찾았다면 이제는 거의 문학이라는 정말 문학, 에만 초점을 두고 텍스트에만 완벽함을 추구하니 한글을 가진 모국어가 있다는 것에 정말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세 번째는 공부는 노력과 성실함 그리고 인내이다. 20대 치기 어린 시절에는 칭찬을 들으면 내 능력이 있다고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지금은 안 되는 문제를 가지고 끝까지 가지고 인내를 하면서 문제를 풀려고 하고 있다. 그래서 시간에 초조해하지는 않는다. 20대에는 결과를 빨리 보고 싶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도자기에 비교를 한다면 많은 도자기를 만들지만 아닌 도자기는 그냥 깨버린다. 그래서 성공이란 단어 대신에 완벽이라는 단어에 더 집중을 한다.


공부를 하면서 난 나 자신을 더 알게 되었다. 난 성격이 급한 편인데 공부를 하면서 내려놓게 되는 성향을 얻게 되었고 쓴소리를 들으면서도 자책을 하거나 슬퍼하지 않고 더 나은 방향으로 조절을 하고 있다.

명상을 하며 108배를 하고 나를 내려놓음으로 나 자신을 알아야 더 공부를 할 수 있다는 생각에 내가 왜 공부를 하는가에 집중하고 있다.


내 인생 스승께서는 뭐든 어떤 일을 하면 항상 '왜'라는 단어에 집중하라고 하셨다.

그래 나는 오늘도 '왜'라는 단어에 집중한다.

나는 왜 공부를 하며 나는 왜 살고 있으며 나는 왜 밥숟가락을 올리는지 말이다.


엄마는 일찍이 이야기하셨다. 인생에 공짜는 없다고. 어릴 때는 아침에 일찍 일어나 독서를 하고 학교를 갔다. 그때는 그게 귀찮았다. 하지만 지금 지나고 보니 그게 굳은살이 되어 내 독서력에 근간이 되었다. 활자중독자 아니냐는 말을 들을 정도로 책을 들고 다니지만 그래도 좋은 건 사실이다. 다만 행동과 실천이 미흡하여 부끄러울 뿐이다. 늘 낮은 자세로 살려고 노력을 한다. 하지만 불끈불끈 화가 날 때면 엄마가 하신 말씀이 떠오른다.

자신을 다스리는 사람이 최고다, 그러니 너무 일희일비하지 말어라. 언젠가 엄마는 내 공부에 대해서도 거울처럼 하라고 하셨다. 그래서 언제나 객관적이고 명료해야 한다고 말씀하셨다. 그래서 요즘은 더 철저하게 나를 펙트체크한다. 마흔에 하는 공부 참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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