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개편을 했다. 뭐 말이 개편이지 또 프로젝트로 새로운 사람들과의 만남이다. 하반기 제일 중요한 프로젝트이다. 다들 인사를 하고 원래 그랬던 것처럼 아무렇지 않게 각자의 일에 열심히 했다. 점심시간, 아무렇지 않게 "우리 각자 번호 공유해요" 환하게 웃는 젊은 연구원에 말에 다들 그렇게 전화를 공유했고 나는 원치 않았지만 그렇게 하지 않으면 이상한 사람이 되는 것 같아서 의무적으로 제출하는 사람처럼 말을 하고 그렇게 시간이 흘렀다.
직장에서는 아무 말 없이 사는 나는 누가 무엇을 이야기해도 그런가 보다 하고 내 일이 바빠서 내가 하는 일만 잘해도 절반이다라는 생각에 남들의 험담이나 앞담화에는 전혀 관심이 없다. 오히려 그런 상황을 보면 '자기 들은 얼마나 완벽하다고'라는 생각이 들어서 되려 고개를 흔든다.
문제는 단톡방을 만들고 한 달이 지나서였다.
나는 사실 카톡을 잘 확인하는 스타일이 아니다. 가족 카톡은 확인을 한다. 이유는 엄마와 아빠 때문인데 두 분이 최근 건강검진 결과가 좋지 않게 나와서 걱정인 거다. 그래서 두 분의 카톡은 보는데 이외에는 봐야지 하 면서도 잘 보지 않게 된다. 그래서 어떤 사람은 전화를 해서 "저기 카톡 확인해 주세요"라고 한다. 그럼 난 괜히 죄송해서 "죄송합니다"라고 한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서 단톡방에서 무슨 일이 있는지도 모르고 나는 시간을 보냈다.
참고로 난 폰이 묵음이다. 그래서 전화나 카톡이 와도 잘 모른다. 일할 때 괜히 신경이 쓰여서 묵음이 그냥 내게는 최상이다.
그날이었다. 점심을 먹고 자리에 앉아서 멍을 하는데 누가 나에게 "자기 들었어?" 라며 질문을 했다. 나는 무슨 뜻인가 싶어서 "뭘.."이라고 했고 상대 연구원은 나에게 "못 봤구나 단톡방"이라며 폰을 보라고 눈길을 보냈다.
나는 폰을 봤다.
세상에 한 연구원에 대한 뒷담이 있었다. 확실한 물증도 없는 개인사에 대한 이야기가 있었다. 나는 빠르게 읽고선" 확실한 건가요?" 옆 연구원은 "모르지 그런데 물증이 없어. 그런데 심증은 백퍼"
나는 "그런데 여기에 이런 이야기 적으면 그분 보시지 않아요?" 나는 이해할 수 없었다. 옆 연구원은 "보라고 적은 건데?" 아무렇지 않게 이야기를 하는 걸 보고서 어이가 없었다. 그리고 난 생각했다. '나가야겠다'
'급하면 말하겠지, 일이든 뭐든' 그래서 나왔다.
그다음 날 팀장이 나에게 "자기 단톡방 나갔어?"라고 물었다. 나는 "네"라고 답을 했고 팀장은 "왜?"라고 물어서 "폰이 왔다 갔다 해서요"라고 말을 에둘렀다.
그러자 팀장은 "그럼 빨리 고쳐서 들어와요"라고 했다.
하지만 난 아직 들어가지 않았다. 들어가 봐야 또 그렇고 그런 이야기일 텐데 난 지친다는 표현을 써야 할 것 같다. 그 언급된 연구원은 다른 팀으로 신청을 해서 갔고 그 과정에 고성이 오고 가며 정말 보기 싫은 장면을 봐야 했기에 난 끝까지 견딜 수 있을 때까지 견뎌 보려고 한다.
카톡방은 왜 있어서 순기능이 아니라 부정적 기능으로 사람을 피곤하게 하는 건지, 아 모든 회사가 그런 건 아니겠지만 이번 경우는 나에게도 너무 힘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