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네 번째 시 다시 쓰기
오락실
진정한 달인에게
여러 번의 기회는 필요치 않다
정확한 거리 재기,
적절한 타이밍과 최소한의 움직임
하나의 동전, 하나의 기회
한 번의 실수면
끝이지만
일말의 주저도, 머뭇거림도 없다
그를 이기기 위해
동전을 산처럼 쌓아놓고
덤비지만, 결과는 모두가 알고 있다
기회가 더 주어진다 해도
하수는 고수를 이길 수 없다
운으로 넘볼 수 없는 차이,
그 격차는 고수만이 알고 있다
십 대 남정네들에게는
공부 잘하는 놈, 쌈 잘하는 놈, 오락 잘하는 놈,
잘 생긴 놈 등등이 중요하다
돈 많은 놈, 잘 사는 놈,
그런 건 부러울지언정
대단하게 쳐주지 않는다
세상의 이치와 다르게
이 공간에서는,
이 공간에서만큼은
저 녀석이 왕이다
온전히 자신의 시간과
노력을 켜켜이 쌓아
미래에는 쓰지도 못할 기능을
정점까지 갈고닦았다
그 순수한 열정이,
한 분야에 궁극에 이른 달인이
추앙받는 이 공간은
다시없을 공정의 상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