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흔일곱 번째 시
본성
우리는 이전에
엄마였던 적, 아빠였던 적이
없다
그렇다
처음부터 그런 사람이
어딨나
누구나 처음부터
사랑할 줄 아는 건
아니다
이유가
엄마라서, 아빠라서
사랑한다면
모든 부모는
자식을 사랑해야
맞겠지만, 그렇지는 않다
나는
그냥 너를
사랑하고 싶었다
그래서
사랑하려고
매일 너를 바라보고
다시 마음을 닦는다
사랑은
본성이 아니라
닿으려는, 의지일지도 모른다
오늘도
너를 사랑하려 한다
하루하루 열심히 살고, 기록함. 세 아이의 아빠, 큰 집으로 이사하기 소망하는 소시민, 좋은 사람이고 싶었지만, 지금은 그냥 사람이고 싶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