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흔아홉 번째 시
다 맞춘 퍼즐
다 맞춘 퍼즐의 가치는
0에 수렴한다
이제, 그냥 그림
혹은 액자 같은 어떤 무언가
존재로서
그 수명을 다했다
인간도 그렇다
마지막 조각을 맞추려
밤을 새우고, 아등바등하다가도
다 맞추면, 맞춰버리면
차갑게 식는다
끝이라고 부르면 서운하지만,
그래서
새로운 시작이라 부를지라도
결국, 이전과는 다른
새로운 무언가가 되어버린다
비가역적이다
절대 돌이킬 수 없다
그냥, 우리의
퍼즐 몇 조각을 빼버리자
완료되지 않은
미완의 무언가로
영원히 남겨놓는 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