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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생각창고 Nov 24. 2015

[서평] 논어와 주판 - 시부사와 에이치

간간이 유익하나 인상적이지는 않네요.

#1

'영업이익이 인격이다'라는 명언이 있습니다. 기업은 영업이익으로 모든 것을 이야기하고 또 할 수 있습니다. 그 영업이익을 위해서 기업들은 매일매일 일전을 불사하면서 치열하게 경쟁하고 그 기업을 경영하는 이들과 자본가들은 이 살벌한 전쟁터에서 거기서 살아남기 위해 본분에 매일매일 충실합니다, 더 많은 돈을 원하면서 말이지요.


법인격인 기업을 사람과 같은 인격체로 가정하면 당연히 상식이라는 것, 도덕이라는 것, 인격이라는 것이 존재해야 하고 관련해서 배워야 합니다. 그런데 유감스럽게도 기업은 배우지 못합니다.(그래서 기업은  가치중립적입니다. 모든 책임이 그 기업을 경영하는 사람에게 있을 뿐 입니다.)


그래서 차선책으로 기업을 소유하거나 경영하는, 기업가들에게 도덕 및 윤리를 가르치고 또 강조합니다만 이게 대부분 헛발질에 그치고 맙니다. 많은 이유있겠으나, 식욕 및 색욕보다 더 무서운 물욕을 다스리기가 쉽지 않은 것이 그 근원이 아닐까 합니다.


#2

이 책을 읽은 이유는 선언문을 읽고 싶어서가 아니라 논어의 활용법을 배우고  싶어서였으며, 가장 강한 본능 중에 하나인 물욕을 어떻게 다스릴 것인가에 대해 일반론이 아니라 각론을 배우고 싶어서 였는데 결론적으로 어느 것도 얻지를 못했습니다.


저자는 논어를 통해 '상재(商材)'를 길러야 한다고 이야기합니다만, 논어를 통해서 인간의 끝없는 물욕을 절제하고 일정 수준에서 포기하는 법을 어떻게 배울 것인가에 대한 이야기는 하지 않습니다. 사실 기업인들에게 도덕심을 이야기할 때 절제와 나름의 상한선을 이야기하지 않으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생각하는데 이 책은 유감스럽게도 논어를 통해 도덕심 및 부를 잘(?) 축적하라는 공허한 선언만 하고 있습니다.


#3

재벌 집단에 대한 그의 시각에서 이 책의 한계는 명백하게 드러난다고 생각합니다. 저자는 과정에 대한 언급은 전혀 하지 않습니다. (결과론적으로 목적을 달성했으니 존경해야 한다고 선언합니다) 윤리적인 가이드를 주는 게 주 목적인 책은 절대로 아닙니다. 논어를 끌어다가 이런 결론을 낼 수 있다니, 정말 대단하다고 밖에 할 말이 없습니다. 논어를 실용적으로 활용하려는 의도는 높이 평가하나, 그리고 그의 논어 및 맹자 그리고 동양 역사 및 사상에 대한 깊은 이해와 공부에 대해서는 경의를 표하나 그만큼 한계도 분명하다고 봅니다.


부호인 오쿠라 기하치로, ..., 아사노 소이치로 등은 저와는 근원적으로 정신이 다르고 그들은 애초부터 부를 쌓고자 한 인물들입니다. ... 애초의 목적을 달성했기에 모두 다 대성공자로서 존경을 해도 좋습니다.

- 논어와 주판, p.295 -


#4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상적인 부분이 좀 있습니다. 그중 하나는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장단점을 언급한 부분인데요, 이 부분을 읽으며 도요토미 히데요시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봐야겠구나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일가를 이룬 사람들은 무언가 한칼이 있게 마련입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대부분 도요토미 히데요시를 무조건 인간 이하의 괴물로 취급하고 희화화 시키는 풍조가 만연해 있습니다. 오다 노부나가와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없는 현대의 일본을 생각할 수 있나요? 이 인물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해봐야 한다고 봅니다.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일대기에 관한 일본 드라마라도 한 번 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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