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익이 최우선이다

왜냐하면, '내'가 제일 소중하니까요.

by 생각창고
남의 신하가 된 심정은
반드시 그 군주를 사랑하기 때문이 아니라
이익을 귀중하게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병(二柄)』-


# 사람은 누구나 자기의 이익을 추구합니다. 세상에 '절대로'라는 것은 없다고 하지만 감히 말하건대 이 명제에는 '절대로'라는 수식어를 붙여도 이론의 여지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의 이익이 최우선입니다. '이보 전진을 위한 일보 후퇴'라는 말도 있기는 합니다만 결국 그렇게 하는 게 한 발자국이라도 더 이익이라는 확신이 있기에 그렇게 할 수 있는 것입니다. 이익을 추구하는 기업 조직 안에서 이타적인 마인드와 배려심은 어울리지 않는 액세서리와 같다는 생각을 종종 하곤 합니다. '서로 남을 위한다고 여기면 책망을 하게 되나 자신을 위한다고 생각하면 일이 잘 되어 간다 (『외저설 좌상(外儲設 左上)』)'는 한비자의 말은, 개개인의 이익 추구가 결국 일이 되게 한다는 조금은 극단적인 표현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타적이며 배려를 잘하는 사람, 특히 조직내 리더가 이런 성향을 가지고 있다면 사람 좋다는 말은 들을 수 있을지 모르나, 일 잘한다는 말 듣기는 어렵습니다.


# 사업체를 물려받은 사람이 아니라면, 그래서 처음 시작을 사장부터 한 사람이 아니라면 누구나 회사에 입사하면 평사원, 즉 말단에서 시작합니다. 그렇게 시작해서 본인의 이익을 추구하면서, 때로는 전략적으로 제휴도 맺어가며, 나보다 잘 나가는 사람은 밀어내고 나보다 못한 사람도 밀어내고, 조직 및 상사/부하들과 이익을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결국 사장 자리까지 가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일 잘해서 그 자리까지 간 거 맞는데요, 문제는 그게 다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본인 챙길 것을 제때 잘 챙겨서 그 자리까지 간 것입니다.


이익주의자1.jpeg '타짜' 1편에서, 곽철용이 달건이 세계에서 성공한 비결에 대해 썰을 푸는 장면입니다. 기업이나 달건이 세계나 본질적인 차이는 없는 것 같습니다.

# 그러다 보니, 사장님들은 이익 따지는데 초고수들입니다. 조금 과장되게 말하면, 본인의 이익을 무탈하게 가장 잘 챙겼기에 그 자리까지 갈 수 있었던 것입니다. 즉, '자신을 위한다고 생각하며' 일했기 때문에 고비를 매번 넘기고 성과를 내서(책임을 져서 그 자리에 가는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최고의 자리까지 오른 것이지요. 사장님은 '남의 신하가 된 심정은 반드시 그 군주를 사랑하기 때문이 아니라 이익을 귀중하게 생각하기 때문이다'라는 명제가 참임을 누구보다도 잘 아는 사람입니다. '성리설(性利說) - '인간의 본성은 이익 추구이다'라는 뜻으로, 제가 만든 말입니다 -이 딱 들어맞는 인간군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 이런 과정을 거쳐 최고의 자리까지 오른 사장님이니, 밑의 부하들의 생각이 불을 보듯 훤히 보이지 않겠습니까?'저 인간이 자기한테 유리하게 상황을 끌어가려고 안간힘을 쓰는구나'라고 생각하지 않겠습니까? '저거 그대로 두면 내 자리까지 치고 올지 모르니 한 번 눌러줘야겠네'라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면, 자신의 이익이 줄어들거나 손해를 보게 되니, 절대로 가만히 있지 않겠지요.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본인의 이익을 철저하게 잘 챙겼기에 그 자리에 있을 수 있는 것입니다.




만물 가운데 군주 자신의 몸보다 더 귀한 것은 없고
자신의 지위보다 더 존엄스러운 것은 없으며
군주의 지위보다 더 중한 것은 없고
군주의 세력보다 더 성한 것은 없습니다
『애신(愛臣)』


# 사람은 누구나 자기 자신을 가장 소중하게 여깁니다. 이건 비난받을 일이 아니고 '이기주의'라고 지탄받을 일 또한 아닙니다. '내'가 '나'를 소중히 여기고 또 그렇게 살겠다는데 누가 뭐라 할 수 있겠습니까. 이런 점에서 한비자는 제자백가 중 가장 원초적이면서 탁월한 사상가입니다. 인간 본성에 대해서 가치 판단을 하지 않으면서 가장 명쾌하게 설명합니다. 본성이 선하니 악하니 골치 아프게 판단하지 않으며 그냥 건조하게, 중립적으로 '내가 가장 소중해'라고 이야기합니다. 한자로 써본다면, 성아설(性我設)이라고 할까요, 인간은 본성적으로 나(我) 자신을 소중히 여깁니다. 이것 역시 가치 판단의 대상이 될 수는 없습니다. 인간이 그렇게 생긴걸 어떻하겠습니까?



김희철 님이 멋진 얘기를 했네요 (출처 : 구글 이미지 검색)


# 한비자는 당시의 군주, 즉 임금을 예로 들어 '군주 자신의 몸보다 더 귀한 것은 없고 자신의 지위보다 더 존엄스러운 것은 없다'라고 했습니다만, 군주 자리에 사장님(또는 자본가, 오너님 등 현대 조직사회 계서제의 정점에 있는 이들)을 대입해봐도 이 사실은 변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사장님은 자신의 몸 및 컨디션을 가장 소중히 여기고, 본인의 지위에 가장 큰 권위가 실리기를 원하며, 본인의 세력이 조직 내에서 가장 크고 누구도 범접할 수 없기를 바랍니다.


조직 생활을 재정의해보면 자신을 가장 소중히 여기는 두 계층 - 상급자와 하급자, 지시하는 자와 지시받는 자, 궁극적으로는 사장님과 나머지 - 이 지속적으로 부딪치는 일상의 연속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 과정에서 사장님이 어떤 마인드를 가지고 나머지 사람들을 대하는 지를 어렴풋이나마 알고 이해하는 것이 최소한 뒤통수를 맞지 않는 출발점입니다. 다시 한번 강조합니다만, 이런 관점에서 한비자는 탁월한 교과서이자 매뉴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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