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님의 통치도구 : 상과 벌

by 생각창고


'나라를 다스리려면 어찌하는 것이 좋은가?
'대저 상벌이라고 하는 것은 이기(利器, 예리한 무기)입니다.
군주께서 그것을 단단하게 장악하십시오. 남에게 보이면 안 됩니다.
보통 흔한 신하란 사슴과 같아서 오직 풀이 있는 곳에만 나아갑니다'.
『내저설 상(內儲設上) 칠술(七術)』


# 나라를 다스리는 것, 또는 기업 조직을 관리하는 도구는 생각보다 단순합니다. '상과 벌', 즉 '당근과 채찍'입니다. 임금 또는 사장/오너님이 이 상과 벌만 잘 이용하면 조직 관리는 생각보다 쉽습니다. 조직 전체적으로 '우리 조직은 상과 벌이 공정해'라는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다면 일은 생각보다 쉽습니다. 즉, '신상필벌(信賞必罰)'이 확실하고 이 부분에 대해 조직 구성원들의 신뢰를 얻는다면 조직을 다스리는 것은 한결 수월해집니다. 그런데 신뢰를 얻지 못해도 상관없는 게, 어떤 의사결정이든 100% 만족은 줄 수 없기 때문에 의사결정권을 가진 사람은 그냥 본인 생각에 최선이라고 생각하는 대로 하면 됩니다.


가끔 회사에서 사내 조직 문화를 개선하겠다고 설문을 진행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때 빠지지 않는 항목 중 하나가 '우리 회사의 인사는 공정하다'라는 질문입니다. 인사가 사실 상, 벌의 궁극의 표현이기에 인사의 공정성을 묻는 질문이 상, 벌의 공정성을 묻는 질문이라고 봐도 무방할 것 같습니다. 그런데, 여기에 '예'라고 답을 하는 사람이 얼마나 되는지 궁금하기는 합니다. 하지만, 회사에서는 절대 공개하지 않습니다.


여담입니다만, 경영진이 사내 여론에 귀를 많이 기울이고 또 많이 듣고 정책에 반영한다는 '느낌적인 느낌'을 주려고 노력을 많이 하지만, 실제로 그런지는 확인이 어렵습니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경영진, 사장님들은 이해관계 및 이익 추구에 최적화되어 있는 사람들이고, 본인들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하기에, 다수의 의견, 사내 직원들의 분위기 등은 그리 큰 관심사가 아닙니다. 이익만 확보되면 그걸로 끝입니다. 그런 측면에서 상과 벌을 냉정하게 활용할 뿐입니다. 조직에 이익을 주는 사람에게 사람에게 상을 주고, 조직에 손해를 끼치는 사람에게 벌을 줍니다. '군주란 형(처벌하여 죽이는 것)과 덕(칭찬하여 상주는 것)을 가지고 신하를 제어하는 자이다(『이병(二柄)』)'의 군주의 자리에 사장, 오너를 넣어도 무방합니다.


이런 경우도 비일비재합니다. 큰 잘못을 저질렀거나 문제가 많은 사람인데도 징계를 하지 않고 사장이나 오너님이 감싸는 경우입니다. 몇 가지 이유가 있겠습니다만, 가장 큰 원인은 문제아들이 주변 사람들에게는 문제아이지만 사장, 오너님에게는 충신이기에 감싸는 것입니다. 극단적인 예로, 아무리 문제가 많은 임원이라도 이 임원이 실적을 잘 내고 있으면 그에게 징계를 주려고 하는 이들이 오히려 피해를 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더 극단적으로, 사장 눈에 들면 죽을 죄인도 유능한 인재가 되는 것이고, 사장 눈에서 벗어나면 능력자도 죽일 놈이 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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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업) 조직은 기본적으로 개개인의 감정이나 정서 관리에 우선순위를 두지 않습니다. 이해관계에 기반한 효율성 향상 및 이익 추구가 최우선입니다. 이를 위해서 상과 벌의 공정한 운영은 필수 조건입니다. 다스리는 사람 입장에서도 이만큼 좋은 도구가 없기에 이 상과 벌을 줄 수 있는 권한을 절대 놓지 않으려고 합니다. 분명히 하는 것입니다. '나는 너에게 이익(상)을 줄 수도 있고 손해(벌)를 끼칠 수도 있어'라고 말이지요. 어느 조직이나 가장 권위가 있고 큰 상은 대표 명의로 주어집니다. (그런데 벌이나 징계는 꼭 그렇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징계는 담당 부서에서 처리하는 경우가 많지요. 생색만 내고 싶어서 그런 것일까요?) 그리고 상벌의 최종 의사결정도 사장님이 하는 경우가 많지요.


한비자의 표현대로 조직에서 지시를 받는, 즉 모든 아랫것들은 사슴과 같은 존재들입니다. 오직 풀, 즉 먹을 것이 있는 곳으로만 나아갑니다. 반대로, 먹을 것이 없거나 잘해야 본전도 어려운 자리, 즉 상이 없는 자리는 가려고 하지 않습니다. 사장님 입장에서 이런 곳에 누군가를 꼭 보내야 한다면, 그에게 당근을 줘야겠지요, 물론 명문화해서 말입니다.


# 그래서 사장님의 최고의 이기(利器, 예리한 무기)는 인사권입니다. 잘하는(또는 마음에 드는) 사람은 승진시키고 (또는 좋은 보직을 주고), 못하는(또는 마음에 안 드는) 사람은 밀어내는 것입니다. 상과 벌의 최종 단계는 결국 인사로 드러납니다. 물론, 이게 당사자는 물론 관찰자들에게 공정하게 받아들여지는 경우가 그리 많지 않다는 것이 함정이기는 합니다만 인사 대상자들은 인사권자에게 대부분 찍소리도 못하고 수용하거나 회사를 그만두거나 둘 중의 하나를 선택하지요.


사장님들 입장에서도 골치가 아플 것입니다. 상과 벌을 어떻게 집행해도, 또 다른 이해 당사자인 직원들은 절대 만족하지 않을 것이니까요. 그래서, 극단적인 경우, '찍어 누르는' 것처럼 보여도 그대로 밀어붙이는 수밖에 없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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