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잘하는 한명이 전체 팀의 생산성을 높인다
최근에 일 잘하는 BA(business anaytist)님과 일하면서 느낀 '일당백' 능력자의 특성은 이러하다.
1. 처음에 주어진 업무보다 더 좋은 방안을 고안해서 역제안을 함.
2. 만약 맡게 된 일이 너무 비효율적이면, 앞으로는 효율적으로 될 수 있게 환경과 프로세스를 바꿔버림.
3. 개떡 같이 말해도 찰떡처럼 알아들음. 내가 하고싶은 말을 오히려 본인이 정리해서 되물어봄.
4. 단순히 현재 과제에 매몰되지 않고, 미래를 통찰하여 확장성 있게 기획함.
사례로 예를 들자면, 이 BA님이 있기 전에는 여기저기 테이블에서 데이터를 불러와 여러 번 엑셀 작업을 해야지만 하나의 리포트를 완성할 수 있었다. 하지만 BA님이 기존보다 훨씬 효율적이고 빠른 방법으로 데이터를 뽑을 수 있게 쿼리를 전달해줬다. 바뀐 쿼리로는 한번만 돌려서 데이터를 붙어 넣으면 엑셀 함수로 인해서 자동으로 완성되는 구조가 되었다.
와! 이 덕분에 나 포함 여러 사람의 시간을 아낄 수 있었다. 일당백이란 이런 사람을 두고 말하는 거구나를 느꼈다. 나에게 주어진 업무를 단순하게 잘하는 것을 넘어서, 주변 동료에게도 엄청나게 도움이 되는 존재. 이 한명의 작업으로 인해서 팀원의 리소스가 줄었고, 그로 인해 팀의 생산성을 높일 수 있었다. 주어진 업무를 수동적으로 받아들이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더 잘할 수 있을지' 한번 더 고민하기 때문에 나오는 퍼포먼스가 아닐까 싶다.
또 다른 기획자님을 통해 느끼게 된 것은 1인분 하는 사람은 본인의 Role의 업무만 하지만, 일당백 하는 사람은 '이거까지 내가 해야하나' 싶을 때 적극적으로 나서는 사람인 것 같다.
가끔 회사 생활을 하다보면, 명확히 담당자를 따질 수 없는 일이 생기곤 한다. 블랙도, 화이트도 아닌 '그레이'한 영역의 업무 그 무언가가. 내가 직접 경험해본 바로는 일당백 하는 사람은 아무 책임자가 없는 일까지 자기 것처럼 적극적으로 나서서 챙기는 태도를 가졌다.
내가 본 기획자님의 예시를 들어보겠다. 최근에 새로 론칭하게 된 제휴사 상품에 특정 프로모션을 진행하는지 안하는지 아무도 모르는 상황이 있었다. 누가 의사결정 내려줄 수 있는게 아니라 여기 저기 물어봤지만 별 소득이 없었다. 별로 중요한 것도 아니라서 아무도 신경쓰지 않았고, 그렇다보니 공중에 붕 뜬 상황이었다. 그래서 나도 의도치 않게 미뤄두고 있었는데, 팀 선배가 CRM팀이랑 마케팅 팀에 의견을 구해서 'No'라는 대답을 받아왔다. 선배도 당사자는 아니지만, 이 프로젝트에 발담구고 있는 책임감으로 기꺼이 타 팀과 직접 커뮤니케이션을 한 것이다.
이런 모습을 보니까 '길은 원래 있는게 아니라 만들어지는 것'이라는 말이 생각났다. 모든 일이 매뉴얼이나 공식이 있는게 아니다. 어떻게 할지 모르겠으면, 안해도 되는게 아니라 어떻게든 해내야 하는게 업무인 거 같다. 모두가 대답해주지 않는 질문에, 직접 발로 뛰며 대답을 만들어온 모습은 본받을만큼 멋있었다. 저런 사람이 한명 있으면, 10명이 있어도 해결 못하는 일이 뚝딱 해결되곤 한다. 이런 것이 일당백이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