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라는 전장 속에서

by 이영미

"결국 우리를 지탱한 것은, 목표가 아니라 함께였던 시간이었다."

매달 말이면, 우리는 보이지 않는 전장에 뛰어든다.

'마감'이라는 이름의 싸움.

이 싸움은 결코 나 혼자만의 것이 아니다.

나의 성과를 넘어, 팀 전체, 지점 전체가 걸려 있는 전투다.

달력을 바라보며 마감일까지 남은 날을 세고,

벽에 붙은 목표 금액을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조용히 마음을 다잡는다.

때로는 여유 있는 영업장이 손을 내밀어, 지친 동료의 짐을 함께 지기도 한다.

누구 하나 내색하지 않아도, 우리는 서로의 목소리 너머로 고단함을 읽는다.

그런 순간마다 실감한다.

지치고 휘청이는 길 위에,

곁을 지켜주는 이가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를.

"나만 힘든 게 아니야."

"나는 혼자가 아니야."

이 짧은 깨달음이, 지쳐 쓰러질 것 같던 발걸음에 다시 한번 힘을 불어넣는다.

함께 힘을 모아 달성한 마감은, 단순한 성취를 넘어선다.

서로의 등을 두드리며 나누는 웃음 속에서,

우리는 이 고된 여정을 함께 버텨냈다는 자부심을 느낀다.

혼자였다면 결코 넘지 못했을 벽을, 우리는 함께였기에 넘어섰다.

이 모든 순간들이 쌓여, 우리는 조금씩 성장해 간다.

각자의 한계를 넘어서는 경험,

그건 혼자서는 절대 얻을 수 없는 값진 선물이다.

하지만, 함께라서 늘 좋은 것만은 아니다.

때로는 팀을 위해, 내 진짜 마음을 숨기고 억지로 웃어야 하는 순간이 있다.

명백히 무리한 목표임을 알면서도, "팀을 위해"라는 이유로 고개를 끄덕여야 한다.

한 달 내내 쉼 없이 달려온 뒤,

누군가의 마감 수치를 보고 가슴 한구석이 시큰해질 때도 있다.

비슷하게 달려왔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마감해야 할 무게는 다를 때,

속으로 작은 오해가 피어난다.

'함께'라는 이름 아래,

말하지 못한 서운함과 억눌린 감정이 조용히 쌓인다.

함께하는 일은 따뜻하지만, 그만큼 많은 에너지와 신경을 소모한다는 걸,

우리는 경험을 통해 배워간다.

그럼에도, 우리는 다시 함께를 선택한다.

비틀거리면서도, 넘어지고 다시 일어서면서도,

우리는 서로를 부축하며 앞으로 간다.

결국 우리를 버티게 하는 것은, 눈앞의 목표가 아니라, 함께 버텨낸 시간이라는 걸 알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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