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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이스블루 Jun 30. 2022

100

마음공부의 시작

추구하는 것에만 집중하면 현재 갖고 있는 걸 잃는다
반대로 현재 갖고 있는 것에 감사하면
마침내 추구하는 것을 얻게 된다

-타이탄의 도구들 (팀 페리스) 중에서-


풍요로운 삶을 위한 도장깨기 프로젝트하나로 100 동안 매일 감사일기 쓰기를  실천한 적이 있다.

긴 글을 쓰는 일은 아니었으나 매일 아침 빠짐없이 일기를 쓰는 것이 그리 녹록한 일은 아니었다.

게다가 별일도 없는데 “감사할 일”을 찾는다는 건 평생 해본 적이 없는 참 어려운 일이었다.

첫날은 뭘 써야 할지 몰라서 30분 동안 멍~ 하게 앉아 있기도 했을 만큼 당시의 난 현재에 만족하지 못했다.

대신 무엇인가를 간절히 원하는 것이 있을 때 바라는 소원을 글로 옮겨 담았다.


   지금보다 좋은 직장을 갖게 해 주세요

   좋은 집으로 이사하게 해 주세요

   아이들이 공부를 잘하게 해 주세요 등등…


하지만 그 역시 매일 쓰면서도 꼬집어 설명할 수는 없지만 뭔가 맞지 않는다는 느낌이 자꾸 들었다.

영어를 잘하는 사람이 아니더라도 “I am love you”가 틀린 표현이라는 걸 찾아내듯이 말이다.

지금 내 생활은 불만 투성이고 만족할 수 없다.

당연히 기분 좋은 일도 많지 않다.

마음은 부정적인 느낌들로 가득 차 있는데 막연히 원하는 것만 바란다고 해서 그것이 이루어질까?

흙탕물에 맑은 물을 쏟아붓는다고 해서 그 물이 갑자기 맑아지지는 않는다.

더러운 물 먼저 깨끗이 비워내야 한다. 그래서 내가 바라는 <소원 쓰기>를 그만두었다.

주변을 환하게 밝히고 원하는 대로 바꾸려면, 나를 사랑하는 마음공부가 먼저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때부터 아주 사소한 일들까지 감사하기 시작했다.


  남편이 설거지해 줘서 감사합니다

  아이들이 건강하게 학교 다녀온 것에 감사합니다

  화창한 날씨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정말 쓸 것이 없을 땐

-글을 쓸 수 있는 볼펜이 있음에 감사합니다~라고 썼다.

처음엔 억지로 감사할 거리를 찾아냈고, 기계적으로 일기를 썼다.

좀 우습지만 마음에서 우러났다기보다 쓰기로 했으니까 썼다고 하는 편이 맞을 것이다.

그런데 신기한 것은 하루하루 써가면서 감사해하다 보니 정말  감사하는 마음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예전 같으면 당연하게 받아들였을 평범한 일상이 고맙고 소중하게 느껴졌다.

아침마다 감사할 일을 찾는 것이 더 이상 큰일이 되지 않았고, 나에게도 이미 감사할 일들이 넘쳐나고 있었다고 생각하니 뭔가 가슴이 따뜻해졌다.


감사 일기 쓰기는 가끔 빼먹을 때도 있지만, 330일이 지난 지금도 진행 중이다.

그전에 비해 특별히 좋은 일이 생긴 것은 없다.

아직은 바라던 소원이 이루어지지도 않았다.

하지만 확실한 건 내가 바른길로 들어섰다는 것이고 감사일기 쓰기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는 사실이다.

소원을 이루고 싶다고 무조건 뭔가를 바라기만 하고 단순히 긍정 확언을 퍼붓기보다, 마음을 먼저 돌봐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된 것도 내가 얻은 커다란 수확이다.

못마땅해 보이기만 하던 현실도 어쩌면 그렇게 가망이 없는 상태는 아닐지도 모르겠다.


내가 만들어가는 하루하루를 축복한다.

나에게 주어진 모든 것들에 감사한다.

by  아이스 블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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