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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새벽 단상

조용히 나를 지켜보다.

by 소행성RDY

5시 30분.

이미 환해진 창 밖을 보며 오래간만에 새벽 운동을 나가볼까 잠시 생각하다 단념한다. 곧 아침 해가 떠오를 텐데 그 햇살을 피하려면 선크림을 발라야 한다는 게 갑자기 귀찮게 느껴진다.


대신 조용히 앉아 눈을 감는다. 어설픈 명상이지만 조용한 새벽 눈을 감고 있을 여유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흡족하다. 그리 길지는 않다. 5분만 지나면 엉덩이가 들썩여서 딴짓을 하게 된다.


책을 펼친다. 이미 읽고 밑줄을 그어놓은 부분을 몇 장 읽다 어제 읽다만 뒷부분을 이어서 읽는다.


"자신이 옳다고 여기는 것만큼 에고를 더 강화시켜 주는 것은 없다." - 삶으로 다시 떠오르기, 에크하르트 톨레


눈에 단번에 들어오는 오늘의 한 문장이다.


나도 저러한 사람이겠지. 나는 옳고 너는 틀리다. 다른 것이 아니라 틀리다고 하는데서 많은 문제가 시작되고 있지는 않을까 싶다.

스스로 나를 말하길

"내 주장이 강하진 않고 상대방 의견을 수용하는 편이다. 나도 틀릴 수 있으니까."


라고 하는데,그냥 그렇게 살고 싶은 거지 아직 쓸데없는 고집을 피울 때도 틀린 걸 인정하고 싶어 하지 않을 때도 많지 않을까?


자존심이라는 이름으로 말이다. 인정해도 사과해도 자신에게 큰일이 일어나지 않는다. 인정하는 것은 지금 겪고 있는 하나의 사건에만 해당하는 것인데 나라는 인간 전체로 확대해석을 함으로써 어렵게 만드는 것이다.


오늘은 무엇이라도 쓸 수 있어 좋은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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